코난의 5줄 기사 요약

1986년 노르웨이, 2026년 대한민국

에도가와 코난 2026. 6. 26. 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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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살고 있는 그 나라 국민에겐 실례되는 이야기지만, ‘네덜란드병’은 경제학 교재에 버젓이 등장하는 용어다. 1959년 북해에서 발견된 가스전으로 일약 돈방석에 올라앉게 됐지만, 결국 그게 화근이 되어 네덜란드의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오랜 침체의 수렁에 빠진 현상을 말한다. 막대한 외화 수입은 자국 통화가치 상승을 불렀고 자동차, 선박, 기계 등 전통 제조업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졌다. 정부는 정부대로 선심성 복지를 늘렸고, 이는 시중에 넘치는 돈과 결합돼 인플레와 임금 상승의 악순환, 급기야는 대량 실업과 마이너스 성장으로 추락했다. 네덜란드병을 벗어나기까지 대략 20년이 걸렸다. 

② 네덜란드보다 10년 뒤 이번엔 노르웨이 쪽 북해 대륙붕에서 원유 잭팟이 터졌다. 북유럽에서 가장 가난하던 나라에 돈벼락이 쏟아졌으니 복지 증액과 임금 상승 압박 등 돈풀기 요구가 넘쳐난 건 당연한 수순이었다. 노르웨이 경제가 타격을 받았던 1986년의 대규모 노사분쟁은 그 절정이었다. 노동당 정부를 이끌던 여성 총리인 그로 할렘 브룬틀란은 “석유 판 돈을 왜 정부가 쥐고만 있냐”는 압박에 이렇게 답했다. “석유 판 돈을 풀면 물가가 폭등해 당신 월급은 휴지 조각이 되고 우리는 네덜란드병을 면하지 못할 것이다.” 그는 노동자 10만 명을 대상으로 하는 직장폐쇄와 이에 맞선 유전 노동자들의 파업을 강제 중재로 해결했다. 

대신 고용안정과 점진적으로 복지를 약속했다. 최종 종착점은 석유 수익을 미래 세대를 위한 자산으로 남겨 두는 노르웨이 국부펀드의 출범(1990년)이었다. 석유 판 돈으로 해외 자산에 투자하고 수익을 정부 예산에 투입할 수 있는 한도(현재 3%)를 설정해 과도한 현금 자산의 국내 유입을 차단했다. 지금 노르웨이는 1인당 GDP 8만 달러 돌파를 바라본다.


④ 목하 대한민국도 반도체 수퍼사이클 덕분에 단군 이래 최대의 돈벼락을 맞는 중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57조원을 넘어섰는데, 일본 토요타가 분기가 아닌 연간으로 달성한 최고 기록이 5조 엔대, 줄잡아 50조원이다. 그래서 부쩍 등장하는 용어가 초과이윤이다. 

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지금 이 횡재를 두고 우리 사회가 보이는 모습은 준비된 자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거액의 성과급을 손에 쥐게 된 종업원들과 성과급 때문에 나의 파이가 쪼그라들었다고 여기는 투자자들 사이의 욕망의 충돌,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해 그저 아픈 배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는 대다수 서민의 박탈감, 정부의 권능으로 파이의 배분을 저울질하는 모습까지 모두가 단군 이래 우리가 겪어 보지 못한 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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