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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12 11

어느 집단에나 40%는 상황에 따라 이기적 또는 이타적

① 사람일까, 상황일까? 인간의 본질을 연구해 온 많은 학자가 오랫동안 고민해 온 고전적인 질문이다. 예를 들어, 이기적이거나 이타적인 행동은 개개인의 고유한 성향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그것보다는 제도, 환경 같은 맥락, 즉 상황에 따라서 언제든 달라질 수 있는 것일까. ② 실험 결과는 흥미로웠다. 공동체 게임을 할 거라고 언급한 그룹의 구성원 가운데 약 70%는 상대와의 협력을 선택했다. 이 가운데는 평소 사감이 “이기적인 자식”이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 이도 포함돼 있었다. 반면, 월스트리트 게임을 언급한 그룹에서는 평소 “착한 사람” 평가를 받던 이들을 포함해서 약 67%가 자기 잇속만 챙겼다. 사람이 아니라 상황이 이겼다. ③ 2004년에 발표된 이 실험 결과를 접했을 때, 오히려 다른 숫..

답 빨리 나오는 AI시대, 인간의 묘수는 질문

① 6일 오후 2시.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 울산과학기술원(UNIST) 대학본부 2층 강당. 학생과 시민 200여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강당 앞 무대에는 한국 바둑을 대표하는 두 천재 기사(棋士) 이창호(51) 9단과 이세돌(43) UNIST 특임교수가 나란히 섰다. ‘반상 위로 먼저 온 미래: 이창호·이세돌이 전하는 AI 시대의 한 수’를 주제로 열린 토크콘서트 현장이다. ② 2016년 알파고 등장 이후 10년. 인공지능(AI)이 인간의 영역을 빠르게 파고드는 시대 두 천재 기사는 ‘질문’과 ‘판단’ 같은 인간 고유의 역할을 강조했다. ③ 두 사람은 AI가 더 많은 답을 보여줄수록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그 답을 이해하고 자기 판단으로 옮기는 능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교수는 “AI는 답을 빠르게..

AI로 일 처리 빨라져도 생산성은 그대로

① ‘챗GPT’가 약 3년 전 출시되며 생성형 인공지능(AI) 사용이 확산된 후 개별 업무에 필요한 시간은 절약됐지만 한국 경제 전체의 생산성은 개선되지 않았다는 한국은행 연구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오삼일 한은 조사국 팀장 등이 7일 발표한 보고서 ‘AI 도입은 생산성을 높이는가? 초기 3년의 효과 분석’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사용하는 한국 근로자는 업무 시간이 평균 3.8% 감소했다. ② AI가 이처럼 절약해 준 시간을 다시 생산 활동에 투입할 경우 한국의 생산성은 약 1.0%포인트 늘어나게 된다고 연구진은 추산했다. ‘생산성’이란 국내총생산(GDP)을 근로 시간으로 나눈 지표다. 특정 업무를 더 빨리 처리할 수 있다면 남게 된 시간에 추가로 부가가치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은 상승하게 된..

난해한 용어 남발, 그 뒤에 숨은 '무능 콤플렉스'

① 전문 용어를 필요 이상으로 떠벌리는(overuse jargon) 직원일수록 지능(intelligence)·분석력(analytical ability)·업무 능력(job performance)은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② 특정 분야 용어와 ‘현란하지만 알맹이 없는 직장 언어’인 ‘corporate waffle’을 들으라는 듯이 과시하는 직장인은 분석적 사고와 문제 해결 능력(problem-solving ability) 테스트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③ 연구팀은 1000여 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다양한 표현을 평가하도록 한 뒤, 자체 개발한 ‘허튼소리 수용성 척도(Bullshit Receptivity Scale)’로 성향을 점수화했다(quantify their tend..

영생하는 '소련'과 수정사회주의

① 1991년 12월 26일 소련 붕괴 전까지, ‘경제학’의 국제적 석학들 중 여럿은 이를 예상치 못했(않았)다. 심지어 그들은 소련의 경제적 현실과 미래를 낙관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폴 새뮤얼슨은 자신의 베스트셀러 여러 판본에서 소련의 경제성장률이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며 계획경제의 자원 배분과 건전성을 신뢰했다. 하버드대의 고명한 경제학 교수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는 1984년 소련 방문 후, 소련 경제의 거대한 성공과 체제 안전성을 확신했다. MIT 슬론 경영대학원 학장을 지낸 경제학자 레스터 서로는 소련의 강제동원 시스템을 평가하며 소련 경제가 효율성은 낮을지 몰라도, 국가가 정한 곳에 자원을 집중할 수 있어 장기적 경쟁력을 유지할 거라고 보았다. ② 이런 ‘지식인(경제학자)들’의 ‘이런 예’는..

혁신은 경험을 나누는 데서 시작된다

① 이밖에도 나는 3년째 ‘디지털 혁신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제조업에 종사하는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디지털 혁신과 인공지능(AI) 기반 혁신 방법론을 소개하는 자리다. 거창한 투자보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일상 업무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혁신 방안이 제시되곤 한다. ② 돌이켜보면 제조업의 변화는 이렇게 하나하나 축적되는 듯하다.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활용되기까지 다양한 사람의 시행착오가 함께 쌓여야 한다. 최근에는 AI와 로보틱스, 가상 시뮬레이션 같은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산업 간 경계도 점점 옅어지고 있다. 과거 조선, 자동차, 전자산업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움직였다면, 이제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서로의 경험을 참고하고 배우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운 틔우려 관악산 오르는 Z세대, 인생은 '운칠기삼'일까

① 관악산 등산객이 두세 배로 늘었다고 한다. 20·30대 젊은 방문객이 늘어난 영향이 크다. 올해 초 어느 방송 프로그램에서 한 역술인이 운이 안 풀리면 관악산에 가라고 한 것이 발단이 됐다. 점집에도 젊은 손님이 붐빈다고 전해진다. 인공지능(AI)으로 사주를 보는 것은 물론이다. ② 현대는 능력주의 사회다. 전근대 사회의 세습주의와 결정적인 차이점이다. 크든 작든 무언가 성취한 사람은 대개 그만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또한 성공과 성취는 대부분 그에 상응하는 노력의 결과다. 하지만 인생을 살다 보면 실력과 노력이 전부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③ 그냥 하는 얘기가 아니다. 이탈리아 카타니아대 연구진은 2018년 시뮬레이션 결과를 바탕으로 한 ‘재능 대 운: 성공과 실패에서 우연의 ..

"결코 어느 한쪽에 모든 걸 주지 않겠다"는 주인

① 6·3 선거는 우리 국민이 얼마나 지혜롭고 신중한 집단 이성을 지닌 나라의 주인인지를 다시금 알려주었다. 어떤 권력이나 정치, 갖은 감언이설, 갈라치기를 통해 표 좀 늘리려는 포퓰리즘은 이 앞에선 진실을 늘 가장 늦게 알게 되는 벌거벗고 아둔한 임금일 수밖엔 없었다. 주인의 가장 준엄한 경고는 “결코 어느 한쪽 정치 권력에 모든 걸 주진 않겠다”였다. 이 경이로운 균형감과 냉정한 심판의 패자는 더불어민주당의 정청래, 국민의힘의 장동혁 대표 모두였다. ② 그나마 65%의 대통령 지지가 서울 탈환 등 6·3의 압승으로 이어지지 못한 결정적 전기는 4월 30일 민주당의 ‘공소취소 특검’ 발의 강행이었다. ‘내 죄는 내가 없앤다’는 ‘셀프 공소 취소’ ‘무죄 세탁 특검’이란 조소·비난의 역풍이 거세어지기 시..

미국 국채보다 금 쟁여놓는 각국 중앙은행들

① 각국 중앙은행 준비자산(외환보유액)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 국채를 넘어섰다. 금 비중이 미국 국채를 뛰어넘은 것은 1996년 이후 처음이다. 달러 의존을 줄이고 지정학적 위험에 대비하려는 흐름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② 3일(현지시간)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이 세계 중앙은행 준비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로 조사됐다. 1년 전 동기 20%에서 크게 오른 수치다. 같은 기간 미국 국채 비중은 25%에서 22%로 낮아졌다. ③ ECB는 “중앙은행이 금 매입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가운데 금 가격도 최근 2년간 두 배 가까이 올라 비중이 바뀌었다”고 전했다. 금은 지난 1월 트로이온스당 5500달러를 넘어 고점을 기록했다. 반면 미국 국채는 지정학적 ..

'파산 위기' 유엔

① 1945년 4월 2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역사적 회의가 열렸다. 세계 50개 연합국 대표가 모인, 당시로는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교 행사였다. 각국 대표는 제2차 세계대전과 같은 참상이 또다시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국제기구 설립을 결의했다. 공식 명칭은 ‘국제기구에 관한 연합국 회의’로 정했다. 회의 마지막 날 111개 조항의 헌장에 서명했고, 그해 10월 24일 유엔이 출범했다.당시 세계 주요 도시가 유엔 본부를 유치하기 위해 치열한 외교전을 벌였으나 미국 뉴욕이 낙점됐다. 미국 석유 재벌 록펠러 가문이 뉴욕 이스트강변 부지를 850만달러에 매입해 기증했다. ② 올해 설립 81주년을 맞은 유엔이 파산 위기에 직면했다고 한다. 낡은 본부 건물의 개보수 공사는 무기한 보류됐다.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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