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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1 5

'전쟁은 해결책이 아니다'는 교훈 남긴 이란 전쟁

① 미국은 전쟁을 자주 해 온 나라다. 그런데 이번 전쟁은 기이하다. 시작부터 그렇다. 베트남전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스스로 만든 개전 조건, 즉 와인버거-파월 독트린에 들어맞지 않았다. 목표는 계속 바뀌었고, 반전 여론도 높았다. 전쟁 비용 및 위험도 평가도, 출구전략도 불명확했다. 4월 7일 뉴욕타임스 보도가 맞다면 백악관 내 신중론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네타냐후 총리의 주장이 먹힌 셈이다. 기사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국무장관, 래드클리프 CIA 국장은 이란 정권교체 가능성에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의 이란 체제 붕괴 낙관론에 손을 들어주었다. ② 전황도 이례적이다. 21세기 미국이 벌인 두 전쟁, 즉 이라크에서는 3주 만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38일 만에 각각 수..

미국정보기관 "이란에 내준 호르무즈 통제권, 핵무기보다 강력"

① 미국 정보당국이 19일로 예정된 미국과 이란의 종전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대해 “사실상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언제든 재봉쇄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적 우위를 내준 것”으로 평가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는 미군이 전력을 다하지 않는 한 이란의 해협 봉쇄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이 이번 전쟁으로 증명됐다며 “해협의 통제권을 잃는 것은 이 시대의 최대 실수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② 16일 CNN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들은 최근 이번 전쟁으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세계 경제를 압박할 수 있는 강력한 지렛대를 확보했다고 진단했다. 정보당국 평가 내용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CNN에 “이란은 걸프 지역 에너지 인프라를 겨냥한 압박 전략의 효과를 확인했고, 이..

무너진 선거 관리, 위기의 민주주의

①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공고화됐는가. 6·3 지방선거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총체적 부실 선거 관리 여파로 K민주주의가 도전에 직면했다. 선관위는 인력 부족과 선거철 과중한 업무 부담, 투표용지 수요 예측 실패 등을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으나, 국민 참정권 침해라는 본질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선관위가 여론을 의식해 몇 차례 사과했으나 대학가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성난 민심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다. ② 선관위 자체 조사 결과 6·3 지방선거 본투표 당일 전국 91개 투표소에서 총 7194장의 투표용지가 부족했고, 투표가 중단·지연된 곳은 서울 송파구와 부산 북구 등 총 26곳으로 확인됐다. 잠실7동 투표소는 서울시 선관위 직권으로 투표시간을 밤 10시까지 연장했다. 개표 입력 ..

경쟁하지 않기 위한 경쟁

①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빠른 확산으로 생산성 혁신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구 구조가 악화하는 한국에서는 AI가 부족한 노동력을 보완하고 성장잠재력 하락을 막아줄 것이라는 낙관도 적지 않다. 그러나 최근 한국은행 보고서는 중요한 경고를 던진다. AI 활용은 업무시간을 줄였지만, 절약된 시간이 생산성 증가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개별 작업의 효율은 높아졌으나 업무 흐름의 개선, 조직 구조 변화, 인력 재배치로 확장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② 반도체와 주식시장 중심 호황은 고용·소비 파급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 문제는 기술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기술의 성과가 경제 전체로 확산하는 경로가 막혀 있다는 데 있다. ③ 한국은 흔히 무한경쟁 사회로 묘사된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경쟁이 ..

제 글을 누가 읽겠습니까

① 인공지능을 사용하면서 사라진 인간의 특성 중 하나는 ‘수줍음’과 ‘민망함’이다. 이전에는 책을 내려는 이들이 자기가 짠 목차가 괜찮은지, 문장이 어설프진 않은지 동료·가족·편집자에게 물었다. 편집자가 누군가에게 책을 내자고 제안하면 “제 글을 누가 읽겠습니까”라는 겸손 섞인 답이 돌아왔고, 투고할 때도 마치 심판대에 선 사람 같은 초조함을 내비쳤다. 이런 겸양은 인간이 가진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② 대신 “저 책 썼어요. 얼마 안 있어 나올 거예요”라는 신인간이 출현했다. 그들에게서는 문법이 틀렸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더 나은 문장을 썼더라면 좋았을걸 하는 부끄러움, 부족한 삶을 살아온 것 같다는 후회 같은 것을 찾아보기 어렵다. ③ 학자들은 글을 쓸 때 전통적으로 ‘나’라는 일인칭 대명사를 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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