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웬만해선 독자를 잡을 수 없다. 2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시작된 국내 최대 도서 축제 ‘서울국제도서전’은 오전 10시 개막 전부터 ‘오픈런’을 준비하는 행렬이 코엑스 1층 대형 복도를 가득 채웠다. 얼리버드 사전 예매 당시 대기 인원이 3만명에 달할 만큼 올해도 뜨거운 열기를 자랑했다.
28일까지 15만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도서전에 참여한 출판사들 사이에선 이들의 발걸음을 잡기 위해 ‘공간’ ‘굿즈’ ‘스타’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날 ‘꽃무늬 몸빼바지’를 입고 등에 출판사 홍보 간판을 메고 나온 이연실 이야기장수 대표는 “도서전은 1년 출판사 운영에 가장 중요한 날이라 연초부터 준비했다”며 “작년엔 인간 화환으로 분장하고 도서전에 왔더니 1년 내내 회사가 관심을 받더라”고 말했다.
② 올해 도서전은 ‘인간선언 호모 두두리’를 주제로 18개국 530여 출판사가 참여했다. ‘두두리’는 한국 설화 속 도깨비이자 대장장이로 불을 두려워하지 않고 도구를 만들어낸 두두리처럼, AI(인공지능)에 주눅 들지 말고 이 세계를 개척해 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③ ‘보림출판사’는 ‘북마카세’(책+오마카세)를 내세워 식당으로 꾸몄다. 직원들은 조리복과 모자를 쓰고 독자들에게 책을 권했다. ‘마음산책’은 부스 천장에 교정지 수십 장을 달았다. 교정지가 갖고 있는 시행착오와 날것의 느낌을 독자에게 전하고자 했다. 이 밖에 헬스장(김영사), 빵집(어크로스), 영국 도서관(문학과지성사), 영화관(오팬하우스), 5m 높이 책탑(서울야외도서관), 운동장(예스24), 수영장(위즈덤하우스) 등 독자의 눈길과 발길을 붙들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다.
④ 출판사 직원들 사이에선 “도서전은 책 준비보다 굿즈 준비가 더 바쁘다”는 말이 나온다. 이날도 인기 굿즈에 사람들이 오픈런하며 매진 행렬이 잇따랐다. 은행나무 출판사의 ‘온도계 키링’은 개막 30분 만에 매진됐다. 은행나무가 출간한 책 속의 문장과 작은 온도계를 넣어 만들었다. 정재경 은행나무 마케터는 “직원들이 직접 손으로 하나하나 만든 수제 굿즈”라며 “끈으로 된 책갈피 DIY 키트도 순식간에 다 팔리더라”고 말했다.
⑤ ‘출판계 스타’ 경쟁도 치열했다. ‘스타 직원’이 많은 민음사는 조아란 마케팅 부장·박혜진 해외문학팀 편집자가 부스에 나타나자 사인을 해달라며 독자들이 줄을 섰다. 김민경 편집자는 출판계에서 연예인처럼 인기가 많다 보니 “인파로 인한 사고 위험”을 이유로 도서전에 오지 않아 오히려 화제가 됐다. 소설가 김연수(교보문고), 천명관(창비), 최은영(문학동네) 등 스타 작가의 사인을 받으려는 사람들도 부스마다 인산인해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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