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강한 노동법이 불러온 역설

에도가와 코난 2026. 6. 2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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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N% 성과급 사태로 정부의 파업 대응 공식은 깨졌다. 그동안 노조가 파업으로 위협할 때 정부는 이들이 소속된 상급 단체를 통해 개입해 왔다. 노동계 출신 정부 고위 관계자가 민주노총, 한국노총 측을 만나 간접적으로 노조에 입김을 행사했다. 때로는 찍어 눌렀고 형님·동생 하며 유화적으로 상황을 풀기도 했다. 얼어붙은 분위기는 곧잘 반전됐다.

그러나 이번엔 기존 방식이 전혀 통하지 않았다. 삼성전자 초기업 노조는 양대 노총에 속하지 않은 데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금전적 보상뿐이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겪어보지 못한 상황이었다.


지난 21년간 한 번도 사용되지 않은 ‘긴급조정권’ 발동이 거론된 것은 우연이 아니다. 국무총리가 직접 긴급조정권 발동을 시사했고, 고용노동부 장관은 ‘반도체는 이미 공공재’라며 측면 지원했다. 노사 자치를 그토록 강조하던 이재명 정부가 보수 정부조차 입에 담지 않던 강력한 무기로 노조를 겨눈 것이다. 반면, 양대 노총은 노동자 권리를 가장 심각하게 침해한 사안에 펄쩍 뛰는 대신 무엇이 자신들에게 유리한지 계산기를 두드리기 바빴다.

영업 이익의 N%를 내놓으라는 삼성전자 노조의 주장에 동의하긴 어렵다. 하지만 이들의 합법적 권한 행사가 긴급 조정권 등 권위주의적 위협을 받았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은 언제든 재발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길게는 노사 단체협약의 법적 유효 기간인 3년, 짧게는 내년 안에 성과급 범위 등을 놓고 또다시 비슷한 혼란이 불거질 위험이 크다.

첫째는 노동법이다. 가장 강한 노동법을 갖춘 이재명 정부에서 역설적으로 노사 자치 원칙이 무너졌다. 파업 대상 범위는 지나치게 넓히고, 사측의 방어권은 축소한 법 개정 때문에 나온 현상이다. 노조는 파업할 권리가 있지만 근로 조건 등과 관련한 것으로 한정해야 하고, 파업에 따른 손실은 민사 소송을 통해 회복할 수 있어야 한다. 노란봉투법을 통해 깨진 이 원칙을 회복하는 게 오히려 노사 자치를 보장하는 길이 될 것이다.

중앙노동위원회의 중재·조정 구조도 손봐야 한다. 성과급이 파업 대상이 되는지를 두고 법적 논란이 이어져도 중노위는 어떤 제동도 걸지 않고 있다. 임금 협상만 하는 해에도 노조가 단체협약 개정을 주장하는 것 또한 관행으로 고착됐다. 삼성전자 분쟁에 중재위원으로 직접 나선 박수근 중노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노조가 많이 양보했다”고 말한 건 결정적 장면이었다. 기업들은 중노위에 대한 기대를 접었다. 이제 기업들은 중노위를 중간에 거치는 단계쯤으로 여기고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중노위 스스로 ‘지연된 정의’를 만드는 구조는 교섭을 장기화하고 갈등을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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