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백악관에서 벌어지는 UFC 경기라니. 믿어지나요? 정말 초현실적인 장면입니다.”
14일(현지 시각) 사상 처음 워싱턴 DC의 백악관을 무대로 하는 이종격투기(UFC) 경기 ‘UFC 프리덤 250’이 이날 여든 번째 생일을 맞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최측근 데이나 화이트 UFC 최고경영자(CEO)의 공동 입장으로 시작됐다.
② 미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공군 선더버드와 해군 블루 엔젤스 소속 전투기 12대가 상공에서 편대 비행을 했고, 사우스론을 가득 메운 관객 약 4500명은 연신 “USA(미국)”를 외쳤다. 세계 정치의 중심인 백악관이 이날만큼은 외교·안보의 무대가 아닌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거대한 세트장으로 변신했다. 트럼프 특유의 파격적 연출이었다.
③ 이날 오후 8시 시작한 경기는 자정을 넘긴 시간까지 체급별로 총 7경기가 진행됐다. 건국 250주년을 기념해 열리는 경기인 만큼 모든 선수가 손목에 성조기가 수놓인 맞춤형 빨간·하얀·파란색 장갑을 착용했다. 트럼프는 팔각형 경기장인 ‘옥타곤’ 바로 앞자리에 앉아 배우자 멜라니아 여사와 아들 트럼프 주니어·에릭·베런, 손녀 카이 등과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현장에는 트럼프 정부 내각 주요 인사와 공화당 의원들도 총출동했고, 행사 중간 마크 저커버그 메타 창업자가 트럼프 쪽으로 다가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다.
④ 이날 행사를 주관한 UFC의 화이트 CEO는 트럼프의 최측근이자 정치적 후원자로, 트럼프의 주요 지지 그룹 중 하나인 2030 남성들 사이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UFC 측은 전 세계를 상대로 톡톡한 홍보 효과를 누린 이번 행사에 평소보다 3배 많은 6000만달러(약 900억원) 이상 지출했다. 행사 후 잔디를 복구하는 데만 70만달러가 넘게 드는데, 최종 손실이 3000만달러가 넘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⑤ 미국 코넬대의 고전학 교수 마이크 폰테인은 이를 고대 로마 제국의 검투사 경기와 비교했다. 당시 통치자들은 검투사들이 서로 잔혹하게 싸우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며 오락거리를 제공했고, 이를 통해 자신의 인기를 높이고 사회 불만을 잠재우려 했다는 것이다. 폰테인 교수는 “이것은 매우 전형적인 통치 전략”이라며 “고대 로마에서는 이를 ‘빵과 서커스(Bread and Circuses)’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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