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2025년 11월 영남 지역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 소속 5~7급 직원 5명은 이탈리아 로마와 피렌체로 9일간 출장에 나섰다. 주제는 ‘이탈리아의 투표소 현장 개표 도입 방안 연구’. 이탈리아는 투표소가 한국의 4배인 6만여 곳으로, 투표소에서 바로 개표를 한다. 반면 한국은 별도 개표소에 투표함을 모아 개표를 한다. 출장팀은 보고서에서 “(한국은) 투표소 현장 개표는 제도적으로 불가하므로 관련 법규는 개정이 가능하다는 전제하에 도입 가능성을 검토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이탈리아처럼 투표소를 운영하려면 투표소 4만5000개, 투·개표 인력 39만명이 더 필요하다고 했다.
② 두 사례는 선관위가 홈페이지에 공개한 최근 3년간 공무 국외 출장·연수(총 62건) 중 일부다. 국가별로는 미국(8회), 독일(5회), 캐나다·스웨덴(각 4회), 일본·노르웨이·말레이시아(각 3회) 등이었다. 현지 대선을 참관하겠다며 몰디브를 다녀오거나, 국민투표의 개선 방안을 도출하겠다며 스위스를 다녀온 경우도 있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선관위도 필요하면 해외 출장을 갈 수 있지만 실제 정책으로 연결되는 경우가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③ 선관위는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8국 18개 도시에 18명을 파견했다. 2024년 총선을 앞두고선 22명을 해외에 파견했다. 당시 재외선거관 1인당 평균 1억5000만원 예산이 소요됐다. 이런 식으로 2011년 이후 해외에 파견된 선관위 직원은 총 176명이다.
선관위는 재외선거관이 파견된 해외 공관이 전체 재외 유권자의 60% 이상을 담당한다며 파견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선관위 직원이 파견되지 않는 재외공관도 재외국민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 내에서도 장기간 해외 파견되는 재외선거관이 필요하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④ 선관위 직원들이 재외선거관으로 해외 파견되는 데에는 외국어 능력도 필요 없다. 선관위가 ‘외국어 능력보다 선거 관리 능력이 중요하다’ ‘한국어를 구사하는 재외국민을 대상으로 업무를 한다’는 등의 이유를 들면서 외교부에 해외 파견 선관위 직원들의 외국어 요건을 면제해 달라고 요구해 왔기 때문이다.
⑤ 선관위는 조직 규모가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관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선관위 직원 정원은 1996년 1987명이었는데 30년 만에 3034명으로 52.7% 늘었다. 중앙선관위와 17개 시·도선관위, 250여개 구·시·군선관위, 3500여개 읍·면·동선관위에 총 2만3000명이 넘는 비상임 위원이 있어 이들에게 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선관위의 연간 지출은 2015년에는 2920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3634억원(예산 기준)으로 10년 새 24.4%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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