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의 미래가 되기는 어렵다는 게 재차 확인된 것은 6·3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다. 박민식(16%) 대 한동훈(41%)의 대결이었지만, 실은 장동혁-한동훈의 미래 전쟁이었다. 부산 유권자들은 넷플릭스 다큐로 스타가 된 정리 정돈 전문가 곤도 마리에 여사의 구호를 잘 아는 것처럼 투표했다. “물건을 하나씩 손에 쥐어보라. 설레지 않으면 버려라.” 장 대표는 설레는 정치를 한 적이 없다. 사퇴 압박 속에 며칠 전 입원한 그가 퇴원 후 당직 개편을 시도한다는데, 장동혁 2기는 세상을 가슴 뛰게 할지 모르겠다.
② 오히려 세 가지 이유에서 지금이 퇴진의 최적기다. 첫째, 2년 임기가 끝나는 내년 8월보다 지금이 더 여건이 좋다. 장 대표가 버티자면 버틸 수 있지만, 자기반성과 고백이 결여된 그의 정치가 생명력을 갖게 될지는 회의적이다. 당내 다툼이 재연되면서 보수층이 그토록 바라는 보수 재건은 뒷전으로 밀릴 것이다. 5명의 최고위원 가운데 대표직 유지의 동아줄이 되는 2명이 언제까지 장동혁 리스크를 지면서까지 같은 편이 되어주겠나.
③ 둘째, 임기를 단축하는 자진 사퇴가 자기희생인 점은 분명하다. 요즘처럼 주판알 정치판에서 희생이란 사어(死語)가 돼 버렸다. 밀려나고 쫓겨난 정치인은 있어도, 스스로 내려놓은 정치인을 본 기억이 거의 없다. 그걸 장 대표가 할 수만 있다면 “장동혁=민주당의 전략자산”이란 낯 뜨거운 뒷말을 덮고도 남을 스토리가 생긴다.
④ 셋째, 장 대표는 콘텐츠 부족을 채우고 돌아올 기회를 일부러라도 찾아야 한다. 국회 입성 1년 반 만에 사무총장을 맡더니 이어 최고위원, 당 대표가 된 그다. 이런 ‘소년급제’는 정치를 영글게 할 축적의 시간을 앗아갔다.
장동혁의 문제는 제1야당 대표인데도, 그의 구체적 의견 제시에 반향이 없다는 점이다.
⑤ 사퇴는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내릴 결단이다. 이런 정도의 모험과 감동 없이는 장 대표가 제1야당 대표에 걸맞은 스피커로 인정받기 어렵다. 공소취소 특검 등 여당을 비판할 소재가 잇따라 등장하던 때에도 팀 장동혁의 공격은 왠지 공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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