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보테가 베네타는 이달 5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개막한 대규모 그룹전 ‘다른 공간 안으로’를 후원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관람객들은 여성 작가들의 환경 설치 작업물이 구현한 빛, 공간, 소리, 움직임을 느끼며 작품에 몰입할 수 있다. 보테가 베네타는 브랜드를 직접 노출하지 않고 건축, 디자인, 무용, 음악, 시각예술 등 다양한 예술 분야를 후원하는 방식을 쓰고 있다. 보테가 베네타 제품의 핵심인 ‘수공예’와 ‘창의성’을 다양한 예술 프로젝트로 확장하며 브랜드를 예술화해 나가는 것이다.
② 전문가들은 순수 예술 후원을 통한 브랜드의 ‘아티피케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본다. 독일 국제경영대학원(ISM)과 트리어 응용과학대 연구진이 2023년 오픈학술지 IJARBM에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들은 예술 협업을 통해 브랜드의 상징적 권위와 희소성을 강화하고,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문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을 확대 중이다. 연구진은 “명품의 상징이었던 높은 품질과 장인정신의 가치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예술과의 협업을 통해 상징적인 권위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 브랜드 까르띠에도 지난해 국립현대미술관과 공동으로 ‘론 뮤익’ 전시를 주최했기도 했다.
③ 샤넬 역시 ‘올해의 장인, 올해의 젊은 공예인 프로젝트’를 통해 국내 예술을 후원하고 있다. 매년 장인과 젊은 공예인을 발굴해 전통의 가치를 지키면서도 미래와 연결한다는 취지에서다. 프랑스 보석 브랜드 프레드는 올해 3월 한국가구박물관을 배경으로 한 전시 ‘헤리티지 랑데부’를 열기도 했다.
④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명예교수는 “한국의 전통을 이어 가기 위한 지원은 국내 문화에 대한 존중으로 여겨지는 만큼 효과적인 브랜드 가치 제고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딜로이트도 “자국의 문화와 정체성을 반영한 스타일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며 지역 디자이너, 예술가, 장인과의 협업이 중요해졌다”고 짚었다.
⑤ 전시회를 통한 브랜드 경험을 강화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까르띠에는 2024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브랜드 헤리티지 전시를 개최한 바 있다. 프랑스 보석 브랜드 반클리프 아펠은 ‘레꼴 주얼리 스쿨’을 통해 다음 달 서울에서 3주간 강의, 워크숍 등이 포함된 캠퍼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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