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인천 송도1동과 송도2동 관내 사전투표에서 박찬대 후보와 유정복 후보의 득표수가 나란히 3030대 1440을 기록했다. 그러자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이런 경우가 나올 수 있는 확률은 5억9000만분의 1”이라고 주장했다.
② 송도1·2동이 속한 인천시 연수구 15개 동 관내 사전투표의 박 후보와 유 후보 득표율은 각각 68.3%와 30.6%. 송도1·2동의 개표 결과도 대동소이했다. 이 지역의 정치 성향과 인구 구성이 유사하다는 방증이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두 동의 사전투표 규모, 정치 성향, 확률적 변동 등을 바탕으로 박-유 후보의 기대 득표 범위를 산출한 뒤, 득표수가 일치할 확률을 계산해 봤다. 그 결과 제미나이는 7500분의 1, 챗GPT는 6000분의 1 정도의 확률을 제시했다. 드문 확률임은 분명하나, 장 대표가 말한 ‘5억9000만분의 1’과는 괴리가 있다.
③ 투표자 수가 적고 정치 성향이 비슷한 지역이라면 두 개표 단위에서 양강 후보의 득표가 일치할 확률은 비약적으로 높아진다. 광주·전남 지역의 수많은 읍·면·동 조합 사이에서 나온 5쌍의 쌍둥이 득표가 그런 예다. 상정 조건과 계산 방식에 따라 구체적 확률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지구가 멸망할 때까지 일어나기 힘든 우연’과는 거리가 멀다.
④ 수학에 취미가 없는 필자가 굳이 이런 계산을 해본 것은 장 대표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근거도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눈에 띄는 우연의 숫자를 가지고 음모론을 지핀 것이다. 몇 가지 우연의 정황을 가지고 거대한 부정선거론을 엮어내는 확증편향 심리 상태와 맥이 닿아 있다. 통계학자의 간단한 조언만 거쳤다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황당한 주장을 좋은 대학 나온 판사 출신의 제1 야당 대표가 버젓이 펼치는 현실이 우리 보수 정치의 현주소다.
⑤ 그의 전면 재선거 주장에는 정무적인 계산이 엿보인다. 이번 선거를 통해 당내 유력한 차기 주자이자 개혁보수의 상징으로 입지를 다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의원 등 내부 경쟁자를 견제하고, 극단적 지지층을 결집해 어떻게든 당권을 지키겠다는 본심의 발로라는 해석이 터무니없이 들리지 않는다. 선관위가 초래한 부실선거의 틈을 파고들어 음모론을 장막 삼아 당권 파산을 모면하려 하는 장 대표의 굳은 얼굴에서 보수 정치의 희극과 비극을 동시에 본다.

'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AI 딸깍 상담' 의존하는 젊은 우울, 불안 환자들 (0) | 2026.06.17 |
|---|---|
| "아파트 수영장, 관리비서 빼라" 입주민 갈등 (0) | 2026.06.17 |
| 선관위에 없는 3가지 기본 (0) | 2026.06.16 |
| 집단성과주의의 함정 (0) | 2026.06.16 |
| 은행, 창구직 줄여도 전문직은 늘렸다 (0) | 2026.06.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