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보복 대행

에도가와 코난 2026. 6. 1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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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멕시코 산 페르난도에서 살던 미리암 로드리게스의 스무 살 딸이 갱단에 납치돼 숨졌다. 이 지역은 갱단 간 전쟁으로 납치와 살인이 뉴스조차 안 되는 곳이다. 공권력이 나서지 않자 평범한 엄마였던 로드리게스가 총을 들고 살해범 추적에 나서 10명을 감옥에 보냈다. 하지만 3년 뒤 그가 잡은 살인범들이 수감돼 있던 교도소에서 대규모 탈옥 사태가 벌어졌다. 그는 경찰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지만 살인범들이 쏜 총을 맞고 숨졌다. 공권력 공백의 도시에서 벌어진 사적 제재의 비극이었다.

급기야 최근엔 ‘보복 대행’ 범죄까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작년 8월 이후 전국에서 69건 발생했다. 주로 텔레그램 등을 통해 보복 의뢰를 받고, 행동대원을 모집해 피해자 집 대문에 래커칠을 하거나 오물을 투척하는 식이다. 이들은 ‘오물·래커칠 150만원 이상’ ‘댓글 도배 20만원 이상’ 같은 보복 대행 ‘메뉴판’까지 만들어 홍보하고 있다고 한다. 마치 배달 음식 시켜 먹듯 보복 범죄를 주문하는 세상이 된 것이다.

이 업체들은 모든 소통을 텔레그램으로만 하고, 결제도 가상 자산으로 하면서 수사를 피하고 있다고 한다. 일부 업체는 “신원 추적이 어려운 불법 체류자를 고용해 보복하기 때문에 안전하다”고 홍보한다. 경찰이 이제껏 50명을 검거했지만 대부분 조직의 말단들이고 총책은 거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범죄를 의뢰한 의뢰인이 수사기관에 노출된 적도 없다. 그러니 이재명 대통령이 “중대 범죄”라고 경고해도 업체들은 “새로운 처리반(행동대원)이 입사했다”며 버젓이 홍보한다.

몇 년 전 일본에선 어둠의 아르바이트라는 뜻의 ‘야미바이토’가 사회 문제가 됐다. 텔레그램 등을 통해 불법 아르바이트 공고를 낸 뒤 청년층을 각종 범죄에 가담시키는 것이다. 처음엔 ‘헤어진 연인 뒤통수 한 대 쳐주기’ 같은 경범죄였는데 지시자와 의뢰인이 잡히지 않자 강도·살인 같은 강력 범죄로 이어졌다. 지금 우리가 보복 대행의 싹을 자르지 못하면 이렇게 될 가능성이 크다. 심각한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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