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분노가 기본값 된 사회의 해법

에도가와 코난 2026. 6. 9.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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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10명 중 8명이 “불공정한 사회에 분노한다”고 답했다. 자산·주거·소득의 격차가 원인이었다. 최근 ‘격차가 만든 분노 사회’ 기획 기사가 나간 뒤 지인들로부터 “나도 분노한다”는 연락이 폭주했다. 무슨 말을 보태야 할지 몰라 그저 웃어넘겼다. 격차에 치여 분노가 기본값이 된 사회에선 어떤 위로도 입 밖으로 내기 어렵다.

미래를 꿈꾸며 사회에 기여할 20~30대는 지금 불안에 잠겨 있다. 한국 경제를 이끌고 온 40~60대도 깊은 박탈감을 호소한다. “잘 이겨내 보자”고 다독이기엔 이미 벌어진 격차가 너무 커, 가슴속에 분노만 끓어오른다.

하지만 대학 생활은 부끄러운 격차의 연속이었다. 방학마다 해외여행을 떠나는 동기들 사이에서 나는 아르바이트와 근로장학금에 매달렸다. 부모 도움으로 월세 100만원짜리 자취방을 구하는 친구들을 보며, 어떻게든 기숙사 자리를 놓치지 않으려 했다. 졸업 후에도 ‘스펙’을 쌓는 동기들과 달리, 당장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는 절박감에 시달렸다. 이 격차가 언제 해소될지 막막했다.

취재할 때 한 교수는 말했다. “격차나 성장보다는 행복, 배려, 신뢰 같은 측정하기 어려운 가치들에 주목해야 한다.” 생애 첫 집값 95% 대출, 기본 소득 같은 해법을 듣다 의아했다. 그때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다. ‘옛날에야 통했지, 이제는 안 통하네요.’ 그런데 마지막 기사를 쓰고 노트북 앞에서 진이 빠졌을 때는 6억원 성과급이나 10배 뛴 집값보다도 그 교수의 말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우리 사회에 격차는 늘 있었다. 문제는 그 격차가 곧장 분노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이 분노의 온도를 낮춰줄 영웅은 어디에도 없다. 저마다 분노에 매몰돼 타인을 돌아볼 여유를 잃었기 때문이다. 수억 원의 성과급과 집값 폭등 앞에서 ‘배려’나 ‘신뢰’가 진부하게 들릴 것을 안다. 하지만 돌아보면, 격차의 아득한 틈새를 메우고 부끄러움이 분노로 폭발하지 않게 막아준 것은 그런 따스함이었다. 그 가치를 다시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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