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여러분이 어떤 길을 선택하든 인공지능(AI)은 업무 방식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발언에 학생들의 야유가 터져 나왔다. 슈밋이 AI를 언급할 때마다 객석에서는 “우~” 하는 소리가 이어졌다. 그는 “여러분의 두려움을 이해한다”며 달랬지만, AI 시대를 살아가야 할 20대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② 이날의 야유에는 한 세대의 실존적 공포가 담겨 있다. AI가 위협하는 것은 단순히 일자리만이 아니다. 청년이 사회에 진입해 중산층으로 올라서던 계층 이동 사다리 그 자체다. 과거의 기술 혁명이 블루칼라를 대체했다면, 이번 AI 물결은 화이트칼라 사무직을 정조준하고 있다. 그 맨 앞줄에 사회 진입을 앞둔 청년들이 서 있다.
③ 흥미롭게도 20대는 AI를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동시에 가장 위협적으로 느끼는 세대다.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Z세대의 주간 AI 활용률은 72%로 가장 높지만, “내 일자리를 위협할 것”이라는 응답 역시 44%로 1위였다. 반면 30·40세대는 AI를 핵심 업무의 생산성 향상에 활용하는 비율이 가장 높았다. AI가 숙련자의 생산성은 더 증폭시키고, 정작 경험을 쌓아야 할 청년들의 일자리는 증발시키는 역설을 낳고 있는 것이다.
④ 초기 낙관론과 달리 현실에서는 노동시장 양극화가 심화하고 있다. 다론 아제모을루 MIT 교수는 “AI가 기회의 민주화를 가져올 것이란 기대와 달리 현실에선 노동과 자본 간 격차를 더 키우고 있다”고 경고한다.
⑤ 과거 산업혁명은 노동자를 공장으로 불러들였지만, AI 혁명은 사무실 내 인간 노동 자체를 줄인다. 가장 심각한 것은 신입사원을 뽑아 현장에서 가르치던 도제식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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