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자산 시장의 대폭발 '내러티브의 전염'이 만든 신기루일까

에도가와 코난 2026. 2. 17.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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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는 개인에게는 드문 일이다. 그러나 집단, 정당, 국가, 시대에 있어서는 그것이 규칙이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말이 자산 시장을 대하는 우리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간다. 연말쯤 기대했던 ‘코스피 5000’ 고지는 시장의 폭주 앞에 오히려 소박한 목표처럼 보인다. 코스피 지수가 5000포인트를 훌쩍 넘자, 정부는 이제 코스닥 3000 포인트를 외치며 자본 시장 부양을 위한 장밋빛 구호를 쏟아내고 있다. 주식과 금, 은이 동시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더니, 최근엔 금과 은 가격이 돌연 폭락했다. 문제는 자산시장 대폭발이 어디서 비롯됐고, 무엇에 의해 증폭되고 있는가다.

최근 유가 하락에서 비롯된 물가 둔화세는 시장에 실질금리가 하락할 거란 기대를 주었다. 여기에 전 세계적인 인공지능(AI) 투자 수요 확산과 반도체 공급 부족이 맞물리며 한국의 IT 대형주들이 지수 상승의 땔감이 됐다. AI 거품론이 주식시장 조정의 빌미를 지속적으로 주고는 있다. 

 

미국 통화량(M2) 증가율보다 한국 유동성 증가 속도가 더 가파르다. 부동산 대출 규제로 막힌 거대한 자금 줄기가 갈 곳을 잃고 자본 시장이란 샛강으로 밀려들며 수위를 비정상적으로 높인 게 아닌지 궁금하다.

둘째, 희소한 자산의 가파른 상승에 대한 투자자의 비명이다. 금은 실질금리 하락 기대감에 더해, 지정학적 리스크를 경계하는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 확충 수요가 뒷받침돼 연일 상승했다. 은은 산업용 수요 폭증에도 공급이 굼뜬 탓에 가격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가수요마저 붙었다. 광산 개발에 10년이 걸리는 공급의 경직성은 가격을 밀어 올렸다. 

셋째, 로버트 실러가 말한 ‘내러티브의 전염’이다. “코스피 7000도 가능하다”, “금은 부의 마지막 보루다”라는 매력적인 이야기가 확산되면, 사람은 숫자보다 ‘믿고 싶은 서사’에 먼저 반응한다. 지금의 광기 어린 매수세는 수익에 대한 열망보다, 나만 낙오될 수 있다는 ‘포모(FOMO)’와 내러티브가 결합한 결과물일 수도 있다.

시장의 승자와 패자는 고점 예측보다 이에 대비한 대응에서 갈린다. 기업 실적이 서사를 못 따라가면 유동성이란 파도는 썰물처럼 빠져나간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장밋빛 구호에 대한 환호가 아니라, 과열 뒤에 올 조정에 대비하는 분별력이다. 화려한 지수 뒤에 숨겨진 희소성의 비명, 유동성 랠리의 역습, 생각의 전염이 몰고 올 후폭풍을 언제나 직시해야 한다. 대중의 환호 섞인 이야기보다 실적이라는 견고한 숫자의 지속성이 투자자에겐 더욱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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