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윤석열 전 대통령은 귀한 정치 자산을 김건희 특검을 막는 데 소진하고 무너졌다. ‘법과 원칙’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 ‘무너진 공정(公正) 회복’ 등은 윤 전 대통령을 지지한 사람들이 기대했던 가치이자 그의 핵심 정치 자산이었다. 이 가치들이 김건희 앞에서 무력해지고 희화화되면서 정권 파산으로 가는 길이 열렸다.
② 얼마든지 이렇게 되지 않을 수 있었다. 2024년 총선 직전 친윤 핵심 정치인은 “총선을 치르려면 김건희 여사 특검 문제를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 특검을 수용하되 특검 수사는 총선 이후로 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윤 정권 내부에도 합리적인 의견이 없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고 꽉 막힌 정국을 뚫는 중대 발표가 나올 수 있겠다는 작은 기대도 가졌다.
③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약 그때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수용의 결단을 내렸다면 부부 싸움은 했을지 몰라도 자신과 정부와 당, 그리고 그 누구보다 자신의 부인을 구했을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이 특검 수용으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이고 선거를 치렀다면 국민의힘은 승리는 못 했다고 해도 130석 이상은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④ 윤 전 대통령에게 특검 수용을 고언했던 사람은 한둘이 아니다. 필자도 이 칼럼으로 권했다. 그 고언에 윤 전 대통령은 분노와 욕설로 대답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수용하면 온갖 것을 다 파헤쳐서 일이 더 커진다’는 취지의 논리를 댔다고 한다.
하지만 그 어떤 경우라고 해도 지금처럼 탄핵되고, 정권을 잃고, ‘내란 수괴’가 되고, 자신과 부인은 패가망신하고, 어쩌면 부부가 모두 감옥에 가고, 국민의힘은 폐족이 되는 것보다는 나았을 것이다.
⑤ 이 불행한 과정을 보면서 인간사, 세상사의 섭리를 생각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어서 호미로 막을 수 있을 때 호미로 막아야 한다. 김건희 특검법을 총선 전에 수용했으면 김 여사 국정 개입도 거기서 끝났을 것이다. 때로는 지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 특검 수용으로 고개를 숙였으면 결국엔 이겼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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