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처음엔 ‘기강 잡기’에 나선 줄 알았다. 지난 5일 이재명 대통령이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가 2시간을 넘겼다는 소식에 얼핏 든 생각이었다. 점심 메뉴는 김밥 한줄이 전부라고 했다. 국무위원 모두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한 사람이었다.
② 그런데 3시간 40분의 마라톤 회의 직후 들려온 소식은 정반대였다. “되게 자유로웠다.” “화기애애했다.” 누군가 질책당했다는 얘기는 들리지 않았다. ‘윤석열의 사람’으로 분류되던 한 고위직 공무원은 “대통령이 생각보다 소탈하더라” “실질적인 정책에 관심이 많았다”는 긍정 평가를 내렸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③ 공직자들이 짚은 첫 번째 포인트는 ‘경청’이었다. 이 대통령은 현안을 세세히 묻고는 장·차관 답변에 귀를 열었다. 잘 모르는 내용이 나오면 “그런 건 어떻게 되느냐”고 또 물었다. 관련 있는 다른 부처에도 의견을 구했다고 한다. 정부조직 개편 같은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으니 너는 따라오면 돼)식 질문은 없었다. 공무원들 사이에서 “실질적인 회의였다”는 말이 나온 이유다.
④ 한 참석자는 “상대가 다른 얘기를 하더라도, 뭔가 ‘적당한 선’을 찾는 분 같았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⑤ 시작은 일단 긍정적이다. 관건은 대통령 스스로가 “내가 모든 걸 다 안다”는 확신이 든 뒤에도 경청하고 포용하느냐다. 윤 전 대통령도 첫 수석비서관 회의에선 ‘격의 없는 소통’을 강조했으나, 잠시뿐이었다. 초심(初心)을 오래 지켜야 대통령이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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