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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8 5

단어 인플레이션 시대, 진심은 '슴슴한 글'에 있다

① 문장을 길게 쓰기 싫어한다. 외래어도 될 수 있으면 안 쓴다. 쓰나 마나 한 문단은 과감하게 날린다. 부족한 논리를 인용으로 때우려 하지 않는다. 뜬구름 잡는 단어를 어떻게든 풀어서 쓰려 노력한다. 독자에게 글이 훈계하는 듯한 어조로 보이지 않도록 살핀다. 모두 내 글쓰기 습관이다. 친숙하고 단숨에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지향해 왔고 지금껏 실천하고 있다. ② 선배들은 내게 “읽기 쉽게 쓰기 이전에 적확하게 써야 한다”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간명한 글이 인기를 얻기엔 좋겠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논리를 단순하게 만들고 눈에 확 꽂히는 문장에 집착하게 되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쿠션어’를 넣기 시작했다. 될 수 있는 한 인용 위주로 글 내용을 꾸렸다. ③ 내용은 심심했지만 사견이 없으니 논리가 훨..

"역사가 길고 브랜드 팬덤 두꺼울수록 '리브랜딩'에 신중해야"

① 시골풍 인테리어, 정통 가정식 메뉴로 유명한 미국의 패밀리 레스토랑 체인 크래커 배럴(Cracker Barrel)이 최근 리브랜딩 발표 후 거센 후폭풍에 휘말렸다. 기존 로고에서 작업복을 입은 남성이 나무통에 기대 앉은 모습을 삭제해 이름만 남기고 매장 내부를 현대식으로 변경한다는 계획이었다. 오랜 고객들은 나무통 주변에 모여 시간을 보내던 시골 전통과 아늑하고 익숙한 분위기가 사라진다고 반발했다. 주가 폭락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까지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수를 인정하라고 종용하자 결국 옛 로고를 유지할 것을 약속하며 사태가 진정됐다. ② 1990년대 해외 진출에 박차를 가하던 한국 기업들은 영어를 사용하고 디자인 심미성을 높이는 등 큰 폭의 로고 변경을 단행했다. 2011년 스타벅스는 로고..

"납치된 비행기를 유인하라" 영화<굿뉴스> 어디까지 실화?

① 넷플릭스 영화 ‘굿뉴스’(감독 변성현)가 시청자들로부터 ‘올해 넷플 실사 영화 중 최고작’이란 찬사를 받으며 순항하고 있다. 영화의 소재가 된 1970년 ‘요도호 납치 사건’도 새삼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영화는 어디까지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내용일까? ② 연극처럼 관객에게 말을 거는 등장인물, 과장된 몸짓과 행동 등으로 인해 영화는 비현실적 느낌을 주지만, 사건 전개는 대부분 역사적 사실을 충실히 반영했다. 일본 공산주의 조직인 적군파 납치범들이 도쿄발 후쿠오카행 일본항공 비행기를 납치하고 기수를 평양으로 돌렸으며, 돌연 서울 김포공항에 착륙해 한일 정부와 협상 끝에 승객들을 풀어 주고 평양으로 갔다는 사건의 큰 줄기가 사실과 일치한다. ③ ‘저런 것도 실화였어?’라고 할 만큼 세부 장면도 사실에..

금 간 금값, 하루새 6% 뚝..."랠리 끝" vs "숨 고르기"

①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상승세를 이어가던 금값이 하루 만에 6% 이상 급락했다. 12년 만에 가장 큰 하락 폭이다.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선 ‘랠리가 끝났다’는 시각과 ‘건강한 조정’이란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② 올해 금값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지난 3월 트로이온스당 3000달러를 돌파한 뒤 이달 초 4000달러를 넘어섰고, 불과 두 달 사이 25% 이상 급등했다. 전날에도 현물 기준으로 온스당 4381달러 선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 들어서만 60% 가까이 상승했다.③ 그동안의 급등에 대한 경계감에 미·중 무역 갈등 완화 기대 등이 겹쳐 이날 금값이 급락했다. 미국 기업들이 3분기 호실적을 이어가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회복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주요 금 매수 주체 중 ..

괴물과 싸우다 괴물이 된 한국의 86 정치인들

① 바야흐로 ‘386 전성시대’다. 1996년쯤 운동권 출신들이 자기들 모임 이름을 정하는 과정에서 ‘30대, 80년대 학번, 60년대생’을 줄여 만든 용어라는 설도 있고, 그 무렵 최신형 컴퓨터 모델 ‘386′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는 바로 그 386 말이다. ② 2000년대 초 존재감을 크게 높인 386은 노무현 대통령의 극단적 선택 이후 ‘폐족(廢族)’을 자처하기도 했다. 그랬던 그들에게 이재명 정부에서 ‘386 세상’이 열리고 있다. 우선 국무총리와 집권 여당 대표부터 ‘진386’이다. 장관직 상당수도 그들 차지다. 이른바 권력 실세 빅5 가운데 하나라는 대통령실 정무수석도 그쪽 인물이다. ③ 단순한 숫자나 자리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이들의 ‘거침없는 하이킥’이다. “대통령도 갈아치웠다”는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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