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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27 5

"정의의 이름으로 타인 악마화하는 '라이토'들 넘쳐나"

① 14일 서울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에서 네 번째 시즌을 개막한 한·일 공동 제작 뮤지컬 ‘데스노트’에서, 우연히 사신의 데스노트를 갖게 된 천재 소년 ‘라이토’는 범죄자들을 죽여 망가진 세상을 고치려 한다. 그가 정의를 실현하는 신의 역할을 자임하며 폭주할 때, ‘엘’이라는 또 다른 천재가 무차별 살인을 막기 위해 나선다. 아드레날린이 폭발하는 치열한 두뇌 싸움, 인간과 사신(死神)의 애증이 엇갈린다. ② 일본의 베스트셀러 만화 원작을 무대로 옮긴 작가는 미국인 아이반 멘첼. 개막을 앞두고 한국에 온 그는 “갈수록 극단화하는 영웅 숭배, ‘라이토’와 ‘엘’의 대결 구도는 원작이 처음 나온 21년 전보다 지금 더욱 시의적절하고 현실적”이라고 했다. ③ 최근 제작사 오디컴퍼니에서 만난 멘첼은 “어쩌면 지금 ..

일본 애니메이션, 이유 있는 약진

① 최근 국내 극장가의 눈에 띄는 특징은 일본 애니메이션의 약진이다. 지난 주말(19일) 박스오피스 5위안에 3편이 일본 애니메이션이었다. 이번 추석 연휴 최대 이변작으로 꼽혔던 ‘극장판 체인소 맨: 레제편’이 1위였고, ‘극장판 주술회전: 희옥·옥절’이 3위, 지난 8월 개봉한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이 5위였다. ② 전기톱 인간이 된 소년 데블 헌터가 미스테리한 소녀 레제를 만나면서 시작되는 액션물로, 21일 누적 관객은 221만 명이다. 두 달째 꾸준히 흥행 중인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은 547만 명을 모아, 올해 흥행 1위인 한국영화 ‘좀비딸’(563만 명)을 바짝 뒤쫓고 있다. 역대 일본 애니 국내 흥행 1위인 ‘스즈메의 문단속’(558만 명·2023)을 넘어설지도 관심사다...

조세 응능 부담 원칙

① ‘경제학의 아버지’ 애덤 스미스는 1776년 에서 “모든 국민은 각자 능력에 따라 국가 유지비를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귀족과 성직자의 면세 특권을 비판한 것이다. 이 사상은 1789년 프랑스 인권선언에도 반영돼 납세 능력에 맞춰 세금을 매기는 ‘응능부담(應能負擔)’ 원칙의 출발점이 됐다. ② 조세 응능부담 원칙은 ‘한계효용 체감의 원리’와 결합해 고소득자에게 누진세를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로 발전했다. 이후 ‘형평의 원칙’이 공공경제학의 ‘담세력 과세’로 체계화하며 현대 조세제도의 근간이 됐다. 한국도 헌법 제59조와 조세기본법 제3조에 이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③ 한국의 보유세 실효세율은 0.1~0.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평균(0.3~0.6%)보다 낮다. 그러나 단순 세율 비교..

캄보디아발 범죄, 본질은 지방 붕괴다

① 캄보디아에서 범죄 하수인으로 전락한 청년들을 보면 상주·예천·음성·여수 등 비수도권 중소도시가 많이 등장한다. 광역시는 대구와 광주 정도다. 그리고 이들이 고액 아르바이트에 낚여 납치나 사기를 당하고, 대학 선배나 지인이 모집책이나 중개인으로 등장하는 모습은 꽤 익숙하다. 보이스피싱, 마약 매매, 사기에서 말단 조직원이 충원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몸통’이 안전하게 똬리를 틀 수 있는 동남아 국가가 끼어 있는 것만 다를 뿐이다. ② ‘지방’이라 불리는 비수도권의 쇠퇴는 단순히 일자리가 없고 가난한 청년이 늘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동체와 규범이 무너지고 분별력도 희미해져 범죄가 늘어난다. 취업 사기에 당할 정도로 위험에 대한 인식이 낮고 ‘한 방’을 찾는 이도 흔해진다. ③ 제조업이 몰락한 지..

쾌락은 기대에서 나온다

① 그는 낚시가 바다에서 하는 ‘가챠(ガチャ·확률형 뽑기 게임)’라고 했다. 낚싯대를 끌어 올릴 때까진 어떤 물고기를, 얼마나 잡을지 모르기에 즉석 복권을 긁듯 운을 시험하는 재미가 크단다. 생계로써 낚시를 하는 게 아니니, 잡은 고기도 보통은 놓아 준다고 했다. ② 신경과학자 로버트 새폴스키는 저서 ‘행동’에서 쾌락 호르몬 도파민(dopamine)은 쾌락이 아니라 쾌락의 기대에 반응해서 분비된다고 주장했다. 낚시 상황에 대입하자면, 큰 고기를 잡아서 행복한 게 아니라 큰 고기를 잡을 거라 기대하며 낚싯줄을 던질 때가 훨씬 더 재밌다는 것이다. ③ 낚시는 여기에 확률적 요인까지 겹친다. 미국의 심리학자 스키너에 따르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종을 칠 때마다 밥을 주는 것보단, 종을 칠 때마다 확률적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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