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문장을 길게 쓰기 싫어한다. 외래어도 될 수 있으면 안 쓴다. 쓰나 마나 한 문단은 과감하게 날린다. 부족한 논리를 인용으로 때우려 하지 않는다. 뜬구름 잡는 단어를 어떻게든 풀어서 쓰려 노력한다. 독자에게 글이 훈계하는 듯한 어조로 보이지 않도록 살핀다. 모두 내 글쓰기 습관이다. 친숙하고 단숨에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지향해 왔고 지금껏 실천하고 있다.
② 선배들은 내게 “읽기 쉽게 쓰기 이전에 적확하게 써야 한다”고 몇 번이고 강조했다. 간명한 글이 인기를 얻기엔 좋겠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논리를 단순하게 만들고 눈에 확 꽂히는 문장에 집착하게 되기 때문이다. 할 수 없이 ‘쿠션어’를 넣기 시작했다. 될 수 있는 한 인용 위주로 글 내용을 꾸렸다.
③ 내용은 심심했지만 사견이 없으니 논리가 훨씬 깔끔했고, 인용을 위주로 썼으니 책임질 것도 별로 없었다. 무엇보다 언어 전달을 더도 덜도 아닌 알맞은 수준으로 해낼 수 있었다. 이렇듯 ‘슴슴하게’ 글 쓰는 방식은 기사뿐만 아니라 논문과 보고서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④ 이 과정을 1년쯤 거치니 복잡한 글 속에 든 내용물을 예전보다 빨리 파악하게 됐다. 일종의 문해력 특이점이 왔다고 할까. 덕분에 책 읽는 데 소요되는 시간이 확연히 줄었다.
⑤ 의미를 한정해서 써야 할 단어가 마구잡이로 쓰이면서 기어이 본래 뜻과 아예 다른 수준에 이른다. 단어의 본래 가치가 한없이 떨어지고 남용만 남은, 일종의 인플레이션 비슷한 현상이다. 엄밀한 개념은 아니지만 ‘단어 인플레’라고 지칭하겠다.
이렇듯 단어의 마구잡이 사용은 소통 오류를 일으키고 적대감을 부른다. 단어 인플레이션 시대에 모두가 글쓰기를 신중하게 구사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말로 원한을 사는 것이 너무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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