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김춘수 시인의 이 구절처럼 제인 구달에게 침팬지는 단순히 숫자와 기호로 부르는 연구 대상이 아니었다. 1960년대 초 탄자니아 곰베 국립공원에서 구달은 몇 년 동안 침팬지를 관찰하며 한 마리 한 마리 이름을 붙였다. ② 각 존재의 고유 성격과 이야기를 담은 창이었다. 이름을 부르는 것은 그 세계로 스며들며 관계를 맺는 일이었다. 세심한 관찰과 이해의 시작이었다. ③ 그녀는 침팬지 사회의 숨은 차원을 기록하고 드러냈다. 도구를 사용한 순간, 나무 막대로 흰개미를 잡고 돌과 풀로 먹이를 얻는 손길을 바라보며 구달은 인간만의 능력으로 여겼던 행동이 유인원에게도 있음을 깨달았다. 또 수컷의 힘과 공격성에 따른 서열 경쟁, 암컷의 자손 보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