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캄보디아에서 범죄 하수인으로 전락한 청년들을 보면 상주·예천·음성·여수 등 비수도권 중소도시가 많이 등장한다. 광역시는 대구와 광주 정도다. 그리고 이들이 고액 아르바이트에 낚여 납치나 사기를 당하고, 대학 선배나 지인이 모집책이나 중개인으로 등장하는 모습은 꽤 익숙하다. 보이스피싱, 마약 매매, 사기에서 말단 조직원이 충원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몸통’이 안전하게 똬리를 틀 수 있는 동남아 국가가 끼어 있는 것만 다를 뿐이다.
② ‘지방’이라 불리는 비수도권의 쇠퇴는 단순히 일자리가 없고 가난한 청년이 늘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공동체와 규범이 무너지고 분별력도 희미해져 범죄가 늘어난다. 취업 사기에 당할 정도로 위험에 대한 인식이 낮고 ‘한 방’을 찾는 이도 흔해진다.
③ 제조업이 몰락한 지역에서 공동체가 무너지고 가족이 해체되며, 그 결과 알코올 및 약물 중독·자살·범죄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현상은 선진국에선 익숙한 문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앵거스 디턴은 그로 인한 사회적 죽음을 ‘절망사(deaths of despair)’라 부르며, 미국에서는 1970년대 이후 태어난 저학력 백인에게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수도권 밖 전역이 이에 해당한다는 점이 다르다.
④ 서울에 온갖 좋은 것들이 다 모여 있는 상황에서 제도적으로 진입을 점점 어렵게 하는 것 자체가 ‘방벽 밖’을 버리겠다는 ‘기득권’의 숨은 생각 아니냐는 것이다. 지방의 청년은 어떻게든 수도권에서 일자리를 찾으려 하고, 부자들도 자신의 부를 옮기려 하고 있다.
⑤ 무너진 지방과 별개로 서울만 안전하고 번영하는 곳이 되는 건 불가능하다. 지방 청년들을 총알받이처럼 소모하며 늘어나는 범죄는 그 비용을 서울 사람들도 치러야 함을 명확히 보여준다. 지난해 20대 보이스피싱 피해자 통계를 보면, 서울은 1만명당 13.1명으로 전국 평균(9.0명)을 뛰어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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