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그는 낚시가 바다에서 하는 ‘가챠(ガチャ·확률형 뽑기 게임)’라고 했다. 낚싯대를 끌어 올릴 때까진 어떤 물고기를, 얼마나 잡을지 모르기에 즉석 복권을 긁듯 운을 시험하는 재미가 크단다. 생계로써 낚시를 하는 게 아니니, 잡은 고기도 보통은 놓아 준다고 했다.
② 신경과학자 로버트 새폴스키는 저서 ‘행동’에서 쾌락 호르몬 도파민(dopamine)은 쾌락이 아니라 쾌락의 기대에 반응해서 분비된다고 주장했다. 낚시 상황에 대입하자면, 큰 고기를 잡아서 행복한 게 아니라 큰 고기를 잡을 거라 기대하며 낚싯줄을 던질 때가 훨씬 더 재밌다는 것이다.
③ 낚시는 여기에 확률적 요인까지 겹친다. 미국의 심리학자 스키너에 따르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종을 칠 때마다 밥을 주는 것보단, 종을 칠 때마다 확률적으로 보상을 주는 게 더 큰 의존성을 만든다. 어쩌다 한 번씩 고기가 잡히는 게 더 재밌는 이유이자, 가챠 게임이 중독성 높은 이유다.
④ 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탐조(探鳥) 취미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선 생소한 취미였던 탓에 유행의 원인을 묻는 이들이 늘었으나, 실은 이것도 뭍에서 하는 낚시에 가깝다. 쌍안경을 들고 공원이나 습지를 방문하면, 새를 볼 수 있다는 기대와 확률적인 마주침이 똑같이 반복된다. 잡은 고기를 놓아주듯, 실제로 새를 잡을 필요는 없다. 자연환경에 녹아든 숨은 새를 포착하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기 때문이다. 이 취미가 엽사(獵師)의 전통이 강한 영미권에서 오래 각광받은 이유다.
⑤ 그런데 탐조는 동네 뒷산에만 가도 쉽게 할 수 있다. 쌍안경이 없으면 스마트폰 카메라로도 충분하다. 마침 가을은 탐조에 최적의 계절이다. 평소에 동네에 살던 텃새만이 아니라, 겨울을 나러 이동하는 낯선 철새들이 동네에 출몰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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