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세상 뜨는 800만 일본 단카이 세대, 상속세로 재정 숨통

에도가와 코난 2026. 2. 22.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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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화와 국가 부채 문제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하기로 이름난 일본의 경제에 최근 변화를 알리는 신호들이 하나둘 나오고 있다. 지속적으로 상승하기만 하던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부채 비율이 2020년 이후 횡보하기 시작하더니 한 해 건너 한 번씩 심지어 줄어드는 모습이다. 원인으로 지목되는 여러 변수 중 특이한 현상이 있다. 거대한 인구 집단인 ‘단카이(団塊) 세대’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세 세수 증가다.

전후 출생자가 급증하며 생겨나는 이른바 ‘베이비붐 세대’는 나라마다 정의가 다소 다른데, 일본의 경우 2차 세계대전 종전 후인 1947~1949년에 태어난 이들을 일컫는다. 800만명에 달하는 거대한 집단으로 ‘단카이 세대’라 불린다. ‘단카이’란 퇴적암 가운데 흙이 단단히 뭉친 부분을 뜻하는 지질 용어다. 이들이 인생의 말기에 접어들고 세상을 떠나는 시기가 오면서 그동안 축적된 막대한 부(富)에 부과되는 상속세가 불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만이 아니다. 1945년 끝난 2차 대전 이후(한국은 6·25 전쟁 이후) 세계 각지에서 탄생한 베이비붐 세대는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코호트(cohort·인구 집단)다. 대체로 1946~1964년생을 베이비붐 세대에 포함한다. 이들은 탄탄한 경제 성장과 의료 기술의 발달로 과거 그 어느 세대보다 건강하게 살면서 큰 부를 모았다. 전후 세계 경제의 생산·소비를 주도해온 베이비붐 세대가 세상을 뜨기 시작하면 이들의 상속 재산이 국가와 상속인에게 넘어가는 이른바 ‘대(大)상속 시대’가 열린다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발표한 ‘억만장자 야심 보고서(Billionaire Ambitions Report)’에서 “상속을 통한 억만장자(재산 10억달러 이상)가 그 어느 때보다 급증하는 시대가 온다”고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속을 통해 억만장자가 된 사람은 90명을 넘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UBS는 “앞으로 15년에 걸쳐 지금 70세 이상인 억만장자들이 자녀에게 상속할 재산은 약 5조9000억달러(약 8540조원)로 추정된다”고 했다. 

 

현재 이용 가능한 베이비붐 세대의 인구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볼 때 대규모 사망 및 자산 이전의 정점은 2030~2040년 사이의 10년 동안이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선 단카이 세대 사망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뜻하는 ‘다사사회(多死社會)’란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단카이 세대가 남긴 재산 중 일부는 상속세를 통해 정부로 귀속되며 일본의 재정 부담에 다소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2005년 약 1조5000억엔 정도였던 일본의 상속세 세수는 2024년 3조4000억엔 수준으로 불어났다. 일본의 한 해 사망자 수가 약 133만명에서 154만명으로 증가하며 생긴 일이다. 이는 한동안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다사사회’가 ‘죽음’을 사회의 중요한 담론으로 끌어들이면서 새로운 산업의 성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박지홍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일본에선 ‘다사사회’와 함께 인생의 마지막을 맞이하기 위한 다양한 준비 활동을 뜻하는 ‘종활(終活)’이란 신조어도 많이 쓰인다”며 “유언 대용 신탁, 유산 정리 및 디지털 흔적 지우기 같은 서비스의 시장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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