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중세 유럽의 베네치아는 작지만 매운 고추 같은 존재였다. 영토라 해봐야 몇 개의 섬이 전부여서 다 합쳐도 제주도의 4분의 1 정도, 그러니까 강화도보다 조금 더 컸고 인구 역시 10만∼20만 명에 불과했지만 국력이라는 게 영토의 크기와 비례하는 게 아니라는 걸 잘 보여준 도시국가였다. 지중해 무역을 장악하다시피 하며 무려 1000년 이상 존속했으니 말이다. 비결이 없을 수 없는데 그중 하나가 작지만 중요한 일을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었다. ② 예를 들어, 베네치아에는 국영 식량 보관 창고가 있었는데 책임자는 매달 정확한 재고량과 유사시 보급 가능 기간을 보고함과 아울러 최저 필요량을 확보해야 했다. 이를 조금이라도 어길 경우 엄벌은 기본이었다. 큰 나라야 가진 게 많기에 몇 번의 실수가 허용되지만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