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2025/04/16 10

고수는 아플수록 복기한다

① 영화 를 보기 전에는 이창호 9단의 성장 드라마인 줄 알았다. 착각이었다. 조훈현 9단의 재기 드라마였다. 알다시피 조훈현과 이창호는 사제지간이다. 이창호는 스승을 넘어서며 청출어람의 본보기를 보여주지만 영화는 거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창호에게 모든 타이틀을 빼앗기고 바닥으로 떨어진 조훈현이 제자에게 다시 도전하는 게 서사의 중심이다. ② 바둑을 소비한 영화는 더러 있었지만 바둑 인생을 진지하고 깊게 들여다본 영화는 ‘승부’가 처음이다. 1989년 제1회 잉씨배에서 세계를 제패한 조훈현은 김포공항에서 한국기원까지 카퍼레이드를 했다. 집에 돌아오니 열네 살 여드름투성이 이창호(당시 4단)가 기다리고 있었다. 1984년부터 한집에서 먹고 자며 가르친 제자. 그런데 바둑 스타일은 서로 정반대였다. ③ ‘승..

멋진 1984

① ‘멋진 신세계’를 쓴 올더스 헉슬리와 ’1984′의 조지 오웰은 영국 이튼스쿨에서 1년간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배운 사제지간이기도 하다. 조지 오웰, 본명 에릭 아서 블레어는 출간 후 예전 스승이자 선배 작가인 헉슬리에게 책을 한 권 보낸다. 헉슬리는 답장에서 이렇게 답한다. “‘1984′의 악몽은 필연적으로 ‘멋진 신세계’와 훨씬 닮은 악몽으로 바뀌어 갈 거라네.”② 미국의 사회 비평가 닐 포스트먼이 날카롭게 지적했듯, 오웰은 책을 금지하는 사회를 두려워했지만, 헉슬리는 아무도 책을 원하지 않아 굳이 금지할 이유가 없어지는 사회를 두려워했다. 오웰은 정보를 빼앗는 것을, 헉슬리는 너무 많은 정보가 주어지는 것을 두려워했다. 오웰은 두려움이 우리를 압도할까 봐 두려워했지만, 헉슬리는 욕망이 우리를 망칠..

오피스 피터팬

① 몇 해 전 대기업 임원으로 승진한 대학 동창을 축하해 주려 만났는데 의외로 얼굴빛이 어두웠다. 자기보다 앞서 별을 단 선배들이 2~3년 뒤 대부분 잘렸다며 “나도 그렇게 될지 모른다”고 했다. 실제로 그는 임원 승진 2년 뒤 옷을 벗었다. 위로해 주려고 만났더니 “승진에 목매지 말고 요즘 후배들처럼 요령 피우며 회사 다닐 걸 그랬다”고 푸념했다. ② 승진을 최고의 훈장으로 여기던 시대가 가고 있다. 오히려 보스(boss)가 되기를 기피하는 언보싱(unbossing)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승진을 포기했다고 해서 ‘승포자’, 어른 되기를 거부하는 피터팬과 같다고 해서 ‘오피스 피터팬’으로도 불린다. ③ 젊은 세대의 승진 기피가 단지 ‘편한 삶’을 지향해서만은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근본적으로는 승진의..

윤석열, 청년층에 뻔뻔함 전수하려 하나

①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였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의 파면 결정 이후 일주일 만에 한남동 관저를 떠난 지난 11일 보인 태도 얘기다. 엉뚱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가 대통령직을 박탈당하고 서초동 사저로 돌아가는 날이니 감회가 남다를 수 있겠다 싶었다. 더 잃을 것도 없는 마당에 뒤늦게라도 대국민 사과를 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유감의 뜻 정도라도 표명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② 하지만 기대는 여지없이 무너졌다. 관저 정문 근처에 도착해 차량에서 내린 윤 전 대통령은 손을 치켜들고 국제 경기에서 메달이라도 딴 사람처럼 걸어 나왔다.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것과 비슷한 빨간 모자를 받아썼다. 서초동까지 이동하는 도로에서도 차량 문을 열고 손을 흔들었다. 그의 모습에서 회한..

콜로세움 속 사자 사냥

① 고대 아시리아 영토가 최대 판도였을 때의 왕은 아슈르바니팔이었다. 그는 가장 풍족했던 왕이기도 했다. ② 그는 철권통치밖에 몰랐던 선조들과 다르게 문치의 중요성을 깨닫고 실천한 군주이기도 했다. 그는 니네베에 대도서관을 짓고, 이전 제국의 역사와 문서를 모조리 모았다. 우리가 수메르의 역사를 알고 함무라비 법전이 4000년 가까운 시간을 생존해 우리에게 전해진 건, 이 대도서관 덕분이다. ③ 아시리아 왕들의 별난 의무가 야수 사냥이었다. 왕들은 군사들과 함께 수많은 야수를 사냥해야 했다. 그중 압권이 사자 사냥이었다. 투우사처럼 사자와 대결을 벌여 사자를 죽이는 것도 전통이었다. 아슈르바니팔은 수도에 거대한 콜로세움을 짓고, 관객들 앞에서 사자 사냥을 했다. 진정한 문무 겸비의 제왕이었다. ④ 그러..

피드백이 중요한 진짜 이유

① 많은 리더들이 구성원들에게 건설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것을 꺼린다. 어색하고 불편한 데다 효과가 없다고 여긴다. 직원들이 잘못하고 있는 일을 지적하는 것은 쉽지 않다. 팀원의 감정을 상하게 하거나 잠재적인 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하지만 정작 직원들은 이를 간절하게 바랄 수 있다. ② 피드백이 중요한 진짜 이유는 구성원들이 느끼는 일의 의미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의미’를 갈망한다. 공정한 급여나 안전한 근무 조건과 같은 기본적인 직무 요구가 충족됐을 때 직원들이 직장에서 가장 원하는 것은 의미다. 이 욕구는 특히 Z세대에게 중요하다. ③ 구성원들에게 도전적인 일을 맡기고 이에 대한 피드백을 아끼지 마라. 리더가 나서서 그 어려움을 대신 해결하려 해선 안 된다...

오사카 엑스포가 남길 것

① “인간 세탁기는 이번에 볼 수 있나?” 지난달 26일 오사카 유메시마. 한창 공사 중인 엑스포장을 둘러보던 외신 기자가 나지막이 말한다. 1970년 오사카 엑스포에서 첫선을 보여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던 인간 세탁기가 궁금하단 얘기다. 파나소닉(당시 산요전기)이 선보인 것으로 캡슐 안에 들어가면 사람을 ‘세탁’해주는 기계로 당시에 관심을 끌었다. ②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미세 거품으로 씻어주고 자연풍에 가까운 온풍으로 뽀송뽀송하게 말려주는 세탁기. 중학생 시절 오사카 엑스포에서 본 이 제품에 대해 이시바 총리는 “언제부터 판매되느냐”는 질문을 하기도 했다. ③ 바로 생명과 미래를 콘셉트로 한 이번 엑스포의 주 전시관이다. 일본이 꾸민 이곳은 인간이 인공지능(AI) 안드로이드..

오사카 엑스포, 부산 엑스포

① 올림픽, 월드컵과 함께 3대 글로벌 이벤트로 꼽히는 엑스포가 12일 오사카에서 개막했다. 1970년 오사카, 2005년 아이치에 이어 일본에서 열리는 세 번째 등록 엑스포다. 오사카가 개최지로 선정될 때만 해도 전후 일본의 부흥을 알렸던 55년 전 오사카 엑스포의 영광을 재현하리라 들떠 있던 현지인들은 이번엔 시작부터 저조한 흥행에 ‘동네 잔치’로 끝나는 것 아니냐며 불안해하고 있다. ② 오사카 엑스포 개최 지역은 매립지에 만든 인공섬 유메시마다. 엑스포 상징물인 세계 최대 목조 건축물 ‘그랜드 링’(둘레 2km) 안팎으로 한국을 비롯해 각국의 전시관 42개가 마련돼 첨단 기술을 선보인다. 일본 정부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한국인들이 몰려들기를 기대하고 있다. ③ 한국은 오사카 다음으로..

관세에 미 증시 이틀새 9446조원 날아가

① “미국에 ‘해방의 날’이 아니었다. 미국 경제 역사상 가장 큰 자해 행위로 기록될 일이었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②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앞세운 통상 전쟁에서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것은 ‘경제 혁명’이고 우리는 이길 것”이라며 “끈기 있게 버텨내라(Hang Tough)”고 밝혔다. 이어 “쉽진 않겠지만 최종 결과는 역사적일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보다 훨씬 더 큰 타격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반도체, 의약품에 대한 품목 관세도 발표할 예정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불안은 빠르게 퍼지고, 글로벌 경기 침체 확률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③ 미국 기업 시가 총액 1위인 애플은 3일(―9.25%)에 이어 4일에도 7% 넘게..

엇갈리는 미국 관세 대응

① 2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 관세 부과 발표 후 각국은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미국산 제품에 34% 보복 관세 부과를 천명한 중국은 강도 높은 대미 비판을 이어가며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영국과 일본, 대만 등은 보복 조치보다는 협상을 통해 미국을 설득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②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5일 성명을 통해 “미국이 무분별한 관세를 통해 현 국제 무역 질서를 전복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은 이미 앞으로도 계속 단호한 조치를 통해 자국의 주권과 안보·발전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③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미 증시 3대 지수가 5% 넘게 급락한 사진을 올리며..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