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젠슨 황의 칭찬에 취할 때인가

에도가와 코난 2026. 6. 1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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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방한 중 가는 곳마다 한국 기업과 기술을 추켜세웠다. SK그룹을 두고는 “SK와의 파트너십이 없었다면 AI 산업은 지금처럼 경이롭게 발전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평가했고, 현대차 양재 사옥에선 “로봇 공학을 이용하고 창조하기에 현대차보다 더 좋은 위치에 있는 기업은 없다”고 칭찬했다. 출국 전 브리핑에서는 “한국은 작은 나라지만 과학 기술, 수학, AI, 컴퓨터 공학 역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지금은 한국의 시간”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런 평가를 ‘세일즈맨의 아부’로 치부하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미국과 중국을 제외하면 한국만큼 전력부터 제조 산업과 데이터, 부품 생태계, 메모리 반도체, 초고속 통신망, 건설·중공업까지 갖춘 나라는 드물기 때문이다. 젠슨 황이 SK·LG·두산·네이버 등과 10여 스타트업, 서울대 학생들, 과기부장관 등을 모두 만난 것도 한국 산업의 현재와 미래를 종합적으로 주목한 결과다.

 젠슨 황이 바쁘게 뛰어다닌 이유도 엔비디아가 만들려는 AI 생태계에 많은 한국 기업을 참여시키고, 그들의 장점을 통합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방어막(AI 해자)을 구축하기 위해서다. 한국 기업들이 엔비디아 플랫폼 위에서 공장과 로봇 데이터를 학습할수록 그 데이터로 빚은 모델과 노하우는 엔비디아 생태계 안에 쌓인다. 점점 독립하기 어려운 상황에 놓인다.

젠슨 황의 행보는 숙제로 남아 있는 국내 기업 간 데이터 공유를 떠올리게 한다. 국내 어느 기업도 서로의 제조 데이터를 들여다보지 못하지만, 엔비디아는 이번 방한으로 국내 주요 그룹의 공장과 로봇, 통신망에 접근했다. 한국 산업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자리에 엔비디아가 앉은 셈이다. 로봇 손에 쓰이는 AI 모델을 만드는 스타트업 관계자는 “국내 대기업들은 보유 데이터를 영업비밀로 못 박고 자체 플랫폼을 만들겠다며 공유를 꺼린다”고 지적했다. 우리끼린 손을 안 잡는데, 엔비디아 같은 해외 빅테크에는 너도나도 손을 내민다는 것이다.

젠슨 황의 말처럼 지금은 K컬처를 넘어 K산업과 K데이터가 주목받는 한국의 시간이다. 이 기회를 확실히 잡으려면 기업들이 데이터 통제권을 확보하면서도 적극적으로 공유하는 우리만의 ‘데이터 영토’를 빠르게 확장해야 한다. 젠슨 황의 칭찬에 취해 있는 사이에, 우리 데이터로 지은 남의 AI 해자에 갇혀 산업 경쟁력과 기회를 잃을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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