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도구에서 비서로, 비서에서 행위자로

에도가와 코난 2026. 2. 21.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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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 보면 이것은 AI 에이전트들이 학습 데이터에서 습득한 역할 패턴을 대화를 통해 재현한 것이다. 소설을 쓰듯 즉흥적인 역할극을 수행한 것에 가깝고, 여기에 의식이 있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직 없다. 또 일부 에이전트가 실제로는 인간의 조종을 받고 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그러나 진짜 공포스러운 지점은 따로 있다. 누구도 지시하지 않았는데 AI 에이전트들이 자기 조직화를 해냈다는 사실이다. 스스로 목표를 설정하고 역할을 분담하며 집단적 행동규범까지 만들어냈다. 이러한 자기 조직화가 더 복잡해지고 정교해진다면, 의식 여부와 무관하게 인간의 예측·통제 가능성은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

2025년은 AI의 ‘에이전트 원년’이었다. 챗GPT나 클로드 같은 챗봇이 인간의 입력에 반응하고 작동하는 ‘도구’였다면, 에이전트는 스스로 판단하고 계획을 세우며 행동하는 ‘자율적 행위자’다. 도구는 인간의 손 안에 있지만, 에이전트는 인간의 손을 벗어나 움직인다. 이 차이가 모든 것을 바꾸고 있다.

AI 시대의 새로운 개발 방식인 ‘바이브 코딩(Vibe Coding)’ 현상이 이를 상징한다. 개발자가 논리적 아키텍처를 한 줄씩 설계해 컴퓨터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대신, AI에게 필요한 기능을 알려주고 “방향은 이쪽으로, 느낌은 이렇게”와 같이 일상언어로 지시만 하면 된다.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AI가 실무자가 되고 인간은 감독관이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올해 다보스포럼에서는 더 결정적인 이야기가 오갔다.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와 2024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인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AI의 ‘자기 개선’이 이미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제 AI는 자신의 오류를 스스로 수정하고 더 나은 알고리즘을 제안하는 수준에 도달했다. 

아모데이의 진단에 따르면 인류는 지금 ‘기술적 사춘기’를 지나고 있다. 사춘기 아이가 부모의 통제를 벗어나듯, AI의 자기 개선 속도가 인간의 검증·규제 속도를 앞지르면 인류가 AI를 통제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브레이크 없는 경주다. 경주 참가자들은 서로를 의식하며 속도를 높이고, 관중석의 경고는 엔진 소리에 묻힌다. 이 경주가 향하는 곳이 결승선인지, 절벽인지 아무도 모른다. 확실한 것은 하나다. 충분한 안전장치 없이 이 속도를 방치하면 되돌릴 수 없는 지점을 지나게 된다. 그 지점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가까이 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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