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국민의힘 판 '일억총참회론'

에도가와 코난 2025. 6. 15.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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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2차 세계대전에서 무조건 항복한 직후 히가시쿠니 나루히코라는 인물이 총리 자리에 올랐다. 구 일본 육사와 육군 대학을 졸업하고 태평양 전쟁에 참전한 육군 대장 출신이지만 고위 황족이라 ‘패전 처리’ 내각의 수장이 된 것이다.

 

하지만 히가시쿠니는 일본 천황과 군국주의 세력에 ‘일억 총참회론’이라는 탈출구를 제공했다.

히가시쿠니는 라디오 방송을 통해 군국주의와 침략 전쟁 자체에 대한 반성 대신 패전의 원인을 장황하게 늘어놓으면서 “군관민 전체가 철저히 반성하고 참회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며, 전 국민이 총참회하는 것이 우리나라 재건의 첫걸음이며, 국내 단결의 첫걸음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후 제국의회는 물론 여러 지식인이 나서 군벌 관료가 지도한 전쟁이지만 정계, 재계, 지식인, 일반 국민을 막론하고 책임을 면할 수 없으니 다들 조용히 과거의 행위를 반성하고, 깊이 자숙하며 신일본 건설에 매진하자고 힘을 보탰다.

자책과 반성 대신, 전쟁의 원인에 대한 언급 없이 패전 이후 사회 혼란상을 우려하며 국민들을 훈계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도쿄 전범재판에 피고인으로 나온 일본의 군인·정치가들 대다수는 자신에게는 결정권이 없거나 전쟁으로 치닫는 분위기를 거스르지 못했다고 변명했다.

일본 정치학의 태두로 불리는 마루야마 마사오는 천황부터 군국주의자, 군부 지도자까지 책임져야 하는 사람들이 국민들과 ‘평등하게’ 짐을 나눈 이런 행태를 ‘무책임의 체계’라고 규정했다. 모두가 가해자가 되면 모두가 피해자가 되는 법이다.

⑤ 오래전 일본 이야기를 장황하게 꺼낸 이유는 지금 국민의힘 분위기가 딱 그렇기 때문이다.

“선거 패배와 보수의 몰락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다” “패배 이후 다 힘든데 네 탓 내 탓을 할 일이 아니다” “나도 탄핵이 불가피하다고 생각했지만 당시 분위기를 거스를 수 없었다” “똘똘 뭉쳤으면 이길 수도 있었는데 내부 총질 때문에 졌다” “이제 와서 잘잘못을 따져봤자 소용없다. 이재명 정부 앞에서 지금이라도 우리끼리 똘똘 뭉쳐야 한다”

 

이런 주장들은 국민의힘 판 ‘일억 총참회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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