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영웅이 필요한 나라는 불행하다

에도가와 코난 2024. 7. 18.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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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공사 윤석덕 차장은 그날 “초등학생(초보자)도 쉽게 길을 찾도록 대책을 만들라”는 지시를 받았다. 표지판과 점멸등을 추가하는 진부한 방식으론 해결할 수 없는 문제였다. 

분홍색(우회전)과 초록색(좌회전) 유도선을 그리자는 윤 차장의 제안은 동료들과 전문가들의 반대에 부닥친다. “불법이고 위험한 발상이다” “그로 인한 사고와 피해는 당신이 책임질 거야?” “너무 앞서 가지 마라, 나라면 안 한다”....

런 진통 끝에 탄생한 노면 색깔 유도선은 국민을 더 편하고 안전한 세상으로 이끌었다. 전국 고속도로 분기점과 나들목, 도심 교차로에도 설치되면서 사고 위험을 크게 줄였다. 말 그대로 ‘도로 위의 혁명’. 하지만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거둔 공기업 직원은 색깔 유도선이 불법이라 오랫동안 노심초사했다. 도로교통법은 2021년에야 개정됐다. 이 사례는 우리 사회에서 혁신이 얼마나 어려운지 증명한다.

윤석덕 차장은 지난 5월 국민훈장을 받았다. 길치들을 구원하고 교통사고를 줄인 공로. 그가 현실과 적당히 타협하며 안주하는 사람이었다면, 색깔 유도선은 더 늦어지거나 등장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영웅을 갖지 못한 나라가 불행한 게 아니다. 영웅이 필요한 나라가 불행하다. 책임을 회피하지 않고 정직하게 일하는 사람이 많다면 영웅은 구태여 필요 없다. 그런 보통 사람들이 없는 나라는 필사적으로 영웅을 찾기 마련이다. 한국 사회가 이만큼 지탱되는 것은 알아주든 말든 일터에서 분투하는 ‘윤석덕’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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