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최근 화제가 된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주인공 김 부장은 산업화 세대, 이른바 ‘오대남’의 초상이다. 이들은 ‘치열한 경쟁→빠른 승진→가족 부양’을 성취의 기준으로 삼고 살아왔다. 그러나 중년이 되자 직장에선 MZ세대와, 가정에선 가족과 충돌하며 과거의 ‘규칙’이 더 이상 통하지 않는 현실을 마주한다. 후반부 김 부장이 느끼는 ‘세상이 나만 남겨두고 달려가버린 듯한 감각’은 오늘의 오대남이 겪는 상실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② 여성의 경제활동 확대는 ‘남성 중심 부계 구조’를 ‘부부·자녀 중심 구조’로 바꿨다. 결정적 계기는 1997년 외환위기였다. 구조조정의 충격은 40~50대 남성에게 집중됐고, 직장이 존재의 중심이던 이들에게 명함 상실은 곧 권위의 붕괴였다. ‘나 없이도 세상은 잘 돌아간다’는 김 부장의 독백은 그 상실감을 집약한다.
③ 2005년 호주제 폐지와 상속법 개정은 이 흐름을 제도적으로 확정했다. 개정 전 상속 비율은 장남 1.5:차남 1:배우자 0.5:미혼 딸 0.5:출가한 딸 0.25였다. 장남은 미혼 딸의 세 배, 출가한 딸의 여섯 배를 상속받았지만, 개정 후엔 배우자 1.5:자녀 1로 성별·출가 여부와 무관하게 모든 자녀가 동일한 상속권을 갖게 됐다. 출산율은 1990년대 1.6명에서 2008년 1명 이하로 떨어지며 ‘많이 낳아 아들을 두는 것’보다 ‘한 명이라도 잘 키우는 것’이 중요해졌다. 맞벌이와 핵가족화가 보편화되면서 ‘남편은 밖, 아내는 집’이라는 분업 구조를 무너뜨렸다.
④ 서구가 산업화와 탈가부장, 저출생을 100년에 걸쳐 경험했다면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10여 년 만에 이를 압축적으로 겪었다. 그 소용돌이 중심에 있던 세대가 바로 오대남이다. 1960~1970년대 남아 선호가 당연하던 시대에 태어나 1980~1990년대 산업화 주역으로 일했지만 중년 이후 그 믿음은 더 이상 사회의 기대도 현실도 아니다.
⑤ 지금 한국 사회에 필요한 것은 오대남의 ‘재사회화’(re-socialization)다. 가부장제 해체를 권위의 몰락으로만 볼 게 아니라 새 시대에 맞는 관계와 소통 방식을 다시 배우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 이를 방치하면 남성은 역차별의 피해의식에, 젊은 세대는 구세대 혐오에, 여성은 성평등 피로감에 갇힌다. 건강한 남성성 모델이 부재할수록 사회 전체의 갈등 비용은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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