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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17 5

모호함을 견디는 힘

① 강유미의 유튜브 코미디 ‘중년 남미새’를 두고 논란이 뜨거웠다. 누군가는 통쾌한 풍자라 하고, 누군가는 여성 비하라고 비난한다. 이 콘텐트는 중년 여성을 조롱하는가, 아니면 그들을 그렇게 만든 사회적 병리를 꼬집는 것일까. 재빨리 판결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는 이 코미디는 비판적 의견을 제시하기보다, 지독할 정도의 재현만을 선보이기 때문이다.② 화면 속 50대 여성은 명품 로고가 선명한 액세서리를 착용한 채 남직원에겐 노골적 호의를, 여직원에겐 “눈웃음 살살 치는 스타일”이라며 악담을 한다. 외아들에 대한 맹목적 애정과 “요즘 여자애들이 얼마나 영악한데” 같은 편견 섞인 발언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강유미는 이 인물을 그저 보여줄 뿐, 해석의 전권은 관객에게 넘어간다. ③ 그동안 강유미는 인간 군상을 정..

양극화가 좌파 포퓰리즘 키웠다

① “나는 국민 대다수의 전폭적인 지지 아래 각하께서 탁월한 지도력으로 베네수엘라의 운명을 새롭게 개척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 각하의 과감한 개혁은 국내외적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습니다.”‘나’는 김대중 대통령, ‘각하’는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다. 대통령 선거 승리로 1999년 취임한 차베스는 그해 중국·일본 등 아시아 순방길에 올랐고, 한국을 국빈 방문했다. 베네수엘라 국가 원수로서는 첫 방한이었다. ② 차베스의 개헌은 더불어민주당의 사법개혁과 맞물려 최근 한국 사회에서 자주 소환됐다. 상원을 없애고 대법관 숫자를 20명에서 32명으로 늘려 삼권분립을 무력화했던 바로 그 개헌이다. 그런데도 당시 국내 한 대학은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크다”며 차베스에게 명예 박..

폐막일 아닌 개막일에 발표 "다자주의 강화" 초고속 공동선언

① 22~23일(현지 시각) 열린 20국(G20) 정상회의를 위해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 모인 이재명 대통령 등 각국 정상들은 회의 첫날인 22일 ‘남아공 정상 선언’을 채택했다. 정상 선언은 행사 하이라이트로, 폐막 직전 발표하는 게 관례다.대통령실 관계자는 “(문안 협상이 개회 전) 타결됐기 때문에 빨리 공식화하고자 하는 의장국의 의도가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의장국인 남아공의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첫날 정상 선언문 채택을 주도했다는 것이다. ② 정상 선언에는 다자주의에 기반한 국제 사회의 협력 증진, 자유무역 회복과 기후 위기 대응, 개발도상국 지원 등이 포함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워 관세를 끌어올렸지만, 이번 정상 선언에는 세계무역기구..

주가, 환율 급등하자 은행들, 때아닌 '딜링 룸 전쟁'

①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덩달아 주목받는 곳이 있다. 바로 은행과 증권사들이 구축해 놓은 ‘딜링 룸(dealing room)’이다. 딜링룸은 금융 시장의 실시간 거래와 의사 결정, 위험 관리를 하는 ‘두뇌’ 역할을 하는 공간이다. 주가와 환율이 표시되는 전광판도 여기에 들어가 있다.최근 들어 금융사들은 서로 자신들의 딜링룸을 조금이라도 더 외부로 노출시키기 위해 수십억 원을 들여 공사를 하는 등 백방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② 오랜 기간 국내 금융 시장에서 딜링룸은 하나은행의 전유물처럼 여겨져 왔다. 하나은행이 합병한 외환은행이 과거 외환 거래를 주로 담당했고, 딜링룸에 공을 들여 왔기 때문이다. 증시가 급등하거나 폭락하는 날이면 언론들은 대체로 하나은행 딜링룸에 가서 사진을 찍거나 영..

트럼프의 시간여행, 목적지는 1913년 이전

① 미국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이 서명한 첫 법률은 1789년 7월 4일 발효된 ‘관세법’이다. 연방정부 재원 마련을 위해 수입품에 5% 안팎의 관세를 부과했다. 관세는 이후 한 세기 가까이 연방정부 세수의 90%가량을 차지했다.초대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은 관세 부과로 산업 경쟁력을 키우고자 했다. 그의 국가 모델은 동북부 산업지대의 지지를 받았다. 해밀턴과 맞섰던 토머스 제퍼슨은 관세를 반대하고 자유무역을 지지했다. ② 제퍼슨은 농산물을 유럽으로 수출하는 동남부 농업지대를 지지기반으로 삼았다. 두 사람의 대립은 이후 미국사를 관통하는 긴장 축이 됐다. 동북부에 뿌리를 둔 공화당이 집권하면 산업 보호를 내세워 관세를 대폭 올렸다. 동남부 농업 지역 기반 민주당이 집권하면 관세를 다시 내렸다. 남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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