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29일 0시 청와대에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기가 다시 걸렸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단 하루도 들어가지 않겠다”며 취임과 함께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옮긴 지 3년 7개월 만이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
윤 전 대통령이 2개월에 불과한 짧은 기간에 무리하게 대통령실 이전을 강행하면서 내세웠던 논리다. 우리 정치의 오랜 폐단으로 지적돼 온 ‘제왕적 대통령제’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권위주의와 불통’의 공간인 청와대를 반드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었다.
② 그러면서 윤 전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을 미국 백악관처럼 개방적인 공간으로 만들어 최고의 지성들과 공부하고 도시락을 시켜 먹으며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회의하는 대통령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이 실제 보여준 모습은 너무도 딴판이었다.
③ ‘용산의 낮’은 낮대로 1시간 중 59분을 윤 전 대통령 혼자 떠드는 일방통행 회의가 ‘뉴노멀’이 되면서 ‘의대 2000명 증원’과 ‘R&D 예산 삭감’과 같은 정책 참사가 줄을 이었다.
이처럼 용산 이전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는 전무(全無)하다시피 했던 반면 부정적 효과와 소모비용은 막대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용산 이전에는 국방부 이사, 경호부대 이전, 외교부 공관 리모델링 등으로 832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과정을 다시 거꾸로 되돌리는 데는 추가로 5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하다고 한다. 500억 원은 청와대 복귀와 국방부-합참 원상 복귀에만 드는 돈으로,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④ 즉, ‘용산 이전’이 윤 전 대통령이 ‘망상적 계엄’으로 발을 내딛는 데 있어서 ‘나비의 날갯짓’이 됐다는 이야기다.
⑤ ‘파천’은 원래 임금이 난리를 피해 머무는 장소를 옮기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대통령실 용산 이전의 경우 윤 전 대통령이 적극적 의지로 벌인 일이기는 하지만, 그 무모함과 조급증으로 인해 빚어진 혼란상과 부작용의 연쇄효과는 ‘파천’에 견주고도 남을 것이다. 그 3년 7개월을 잃어버린 세월로 치부하기에는 우리가 치른 국가적 비용이 너무나 크다. 그 실패를 두고두고 반면교사로 삼아 경계하는 것만이 그 손실을 조금이라도 만회하는 길일 것이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사실(史實)’을 명확히 하는 것이다. 무속 논란을 포함해 용산 이전의 진정한 동기와 장소 선정 과정, 공사업체 선정 경위와 특혜, 이에 대한 봐주기 감사 논란 등 아직 속 시원히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너무 많다. 이런 의혹들을 끝까지 규명해 ‘사초(史草)’로 남기는 것이 ‘용산파천’ 같은 흑역사를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게 하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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