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번개전으로 휴머노이드 5000대 뚝딱

에도가와 코난 2026. 1. 3.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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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이브인 24일, 세계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양산 1위 기업인 중국 애지봇(AgiBot·智元機器人) 상하이 본사 1층 로비에는 산타클로스 대신 ‘로봇 산타’들이 가득했다. 입구에서는 붉은 모자를 쓴 휴머노이드 로봇 4대가 양옆에 서서 손을 흔들며 “환잉 리린(어서 오세요)”을 외쳤고, 로봇개는 방문객을 졸졸 따라다녔다. 로비 한가운데서는 바퀴 달린 휴머노이드 로봇 ‘징링(精靈) G1’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애지봇은 지난 8일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5000대 출하를 발표하며 ‘휴머노이드 양산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3년 2월 IT기업 화웨이 엔지니어 출신 펑즈후이(彭志輝)가 설립한 스타트업이 3년도 되지 않아 일궈낸 성과다. 중국 양대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인 유니트리(2000대), 유비테크(500대)를 크게 앞섰다. 미국 테슬라는 올해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 1만대 출하를 공언했지만 실제 생산량은 수백 대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고,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산업 현장에 투입한 미국 어질리티도 누적 출하량이 3000대 미만으로 추정된다. 

애지봇은 ‘차이나 스피드’ 전략의 표본이다. 창업 6개월 만인 2023년 8월 첫 휴머노이드 로봇 A1을 공개했고, 이때부터 2년 동안 6개의 신제품을 내놨다. 시장에 먼저 던져놓고 피드백과 데이터를 통해 성능을 다듬는 ‘초(超)단기 신제품 주기’ 전략을 구사한 것이다.

양산이 본격화되며 로봇 가격도 빠르게 내려가고 있다. 애지봇의 산업 특화형 모델 위안정 A2는 연초 대비 생산 단가가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8월 출시한 신제품 ‘위안정 A2 청춘판’은 정가 20만 위안(약 4000만원)에서 3만 위안(약 600만원)을 할인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 같은 ‘번개전(閃電戰)’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애지봇의 ‘젊은 천재 군단’과 지원 사격에 나선 ‘중국 빅테크 연맹’이 있다. 첨단 기술 분야에서 애지봇이 앞서가자 국가의 암묵적 지원 속에서 자본·인재·기술 동원에 사실상 한계가 없어졌다는 평가다. 애지봇에 따르면 직원 1000명의 평균 나이는 32세이고, 연구 책임자와 임원 평균 연령도 34세다. R&D(연구개발) 인력 비율은 75%에 달한다. 주주 명단에는 중국 시총 1위 IT 기업 텐센트, 중국 최대 전기차 기업 BYD, 중국 2위 TV 제조사 TCL 등이 올라 있다. 

 

베이징의 한 기술 투자 업계 관계자는 “애지봇의 전략은 한국이 휴머노이드 로봇을 ‘완성도를 따지는 기술 프로젝트’로 접근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다”며 “애지봇이 강한 이유는 알고리즘이나 부품 때문이 아니라, 수천 대의 로봇을 실제로 굴려본 경험이 축적돼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여전히 실험실에 머무는 사이, 대규모 운영 경험이 쌓이는 중국과의 격차는 시간이 갈수록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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