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주장하는 제러미 벤담의 공리주의는 자유주의 사상과 민주주의 제도 발전에 크게 기여했지만 수많은 후세대 철학자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존 롤스가 대표적이다. 롤스는 저서 <정의론>에서 “공리주의는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의 권리를 희생시킬 위험이 있다”며 “사회는 가장 불리한 사람에게도 공정해야 한다”고 했다. 마이클 샌델도 공리주의를 공격했다. 어떤 선택이 ‘행복을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만 따질 뿐 공동체적 정체성과 도덕적 가치를 무시한다는 점에서다.
②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의 적정 수준에 관해선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다. ‘50%를 결코 넘으면 안 된다’는 생각은 일종의 ‘도그마’라고 여기는 사람이 기획재정부 내에도 적지 않다.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상황에서는 재정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데 대부분의 주류 경제학자가 동의하기도 한다. 그러니 정부 이전 지출(대국민 현금 지원)이 GDP 증가에 미치는 승수효과가 0.2에 그친다는 등의 반론은 잠시 접어두자.
③ 현세대의 소득과 복지를 위해 나랏빚을 내서 현금을 뿌리는 것이 과연 ‘도덕적으로 공정한가’다. 그렇지 않아도 우리나라 국가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예정이다. 빠른 고령화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60년 144.8%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후보가 언급한 다른 나라의 110%를 가뿐히 뛰어넘는다. 그나마 이 나라들은 미국, 일본 등 기축통화국이다.
④ 롤스의 공리주의 비판은 이 지점에서 유효하다. 현세대 다수의 행복을 위해 지금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미래세대를 희생하자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샌델이 말하는 공동체적 가치에도 맞지 않는다. 대한민국의 공동체적 정체성은 미래세대를 위한 현세대의 희생이지, 그 반대가 아니다.
⑤ 롤스는 공리주의 대안으로 ‘무지의 베일’이라는 사고 실험을 고안했다. 자신이 어떤 입장에 처할지 모르는 ‘원초적 입장’에서 사회적 정의 원칙을 정해보자는 것이다. 당장 현금을 받을 현세대가 될지, 그 빚을 떠안아야 할 미래세대가 될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면 합리적 개인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국민의힘 5번째 TK원내대표 (1) | 2025.06.21 |
|---|---|
| 노벨 경제학상 탄 심리학자의 마지막 선택 (8) | 2025.06.18 |
| 약달러로 미국 적자 해소? (2) | 2025.06.18 |
| 미국과 캐나다 국경선, 왜 자로 그은 것 같지? (2) | 2025.06.18 |
| 의사 디스카운트 (4) | 2025.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