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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사회의 여왕 자격

① 만약 여왕이 없으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다음 여왕은 당연히 빨강일까? 궁금한 가다그카르가 어느 날 여왕을 다른 곳으로 옮기자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놀랍게도 파랑이 새로운 여왕이 됐다. 분명 공격적인 빨강이 압도적인 우세였는데 결과는 반대였다. 무슨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알 수가 없었다. 심통이 난 듯한 빨강은 한동안 먹이를 축내기만 할 뿐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② 하지만 세상일이 그렇듯 예상대로 돌아가지는 않았다. 뜻밖에도 구성원인 말벌들이 ‘태업’을 시작했다. 다들 먹이 구하는 일을 하지 않고 벌집 위에 앉아 있기만 했다. 밖으로 나가서도 아무것도 가져오지 않았다. 파랑이 여왕 본연의 역할인 알 낳기를 위해 공간을 만들려 해도 재료를 가져다주는 말벌 역시 없었다. ③ 왕이든 여왕이든 ..

정권 바뀌어도 생태계는 그대로였다

① 지난 3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이 범했던 착오 중 하나는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재판에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점이다. 이 전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정국 돌파의 열쇠로 내심 기대했다. 그러나 이는 정치를 법정에 맡긴, 근본적인 오판이었다. 정치는 결국 민심의 영역이다.② 이처럼 고비마다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사법적 단죄를 고대했지만 결과는 반대로 이 전 대표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일각에선 이번에도 “몇 달만 기다리면 이 전 대표 재판이 열리는데 왜 계엄을…” 같은 말이 나왔다. 이는 안이하고 순진한 기대다. 이 전 대표 재판에서 나타나듯 판결의 진폭이 예상 범위를 벗어나니 앞으로도 그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런데도 판결에 기대어 정국을 설계하..

1925년과 2025년의 데자뷔

① 1925년 4월 28일 영국 재무장관이던 윈스턴 처칠은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전쟁으로 중단한 파운드화의 금태환을 복원한 것이다. 이때 그는 금과 파운드화 간 교환 비율을 전쟁 전 수준으로 맞춘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쟁 수행 과정에서 발행한 막대한 양의 파운드화 중 상당량을 거두어들임으로써 파운드화와 금 비율을 전쟁 이전으로 되돌리겠다는 뜻이었다. 급격한 통화량 감축은 경기 침체를 불러일으켰고 이듬해 총파업이 일어났다. 처칠은 재무장관 자리에서 물러나 한동안 야인 생활을 해야 했다. ② 처칠의 정책은 1920년대 유럽 내 많은 나라 경제 관료의 사고를 지배하던 금본위제에 대한 집착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다. 금본위제란 금 보유량만큼 화폐를 발행하는 통화 체제다. 그런데 세계 모든 ..

전투기 번호 무슨 기준으로 붙일까

① 미군이 6세대 전투기 이름을 ‘F-47′로 정한 건 도널드 트럼프가 47대 대통령이기 때문이다. 제2차 대전 때 활약했던 P-47 전투기 숫자가 반영됐다는 분석도 있다. ② 임무에 따라 F(Fighter·전투기), B(Bomber·폭격기), C(Cargo·수송기) 등으로 시작된다. 그중 복합 전투를 수행하는 F 시리즈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③ 또 F-14는 순서상 F-13이 되어야 했지만, 숫자 13을 불길하게 여기는 서구권 인식 때문에 F-14가 됐다. 최신형 스텔스 전투기 F-35 역시 24번을 받을 차례였지만 실험기 때 사용했던 X-35의 숫자를 가져왔다. 이번에 발표된 F-47도 원칙상 F-36이 돼야 했지만, 트럼프가 아름다운 숫자라고 한 ‘47′을 붙인 것이다. ④ 6·25전쟁 당시 한반도..

도박업체 없으면 EPL 축구팀 운영도 어려워

① 가슴 쪽이 스폰서(후원사) 로고 없이 비어 있었던 것. 이는 레스터시티 홈 유니폼 후원사가 온라인 암호화폐 게임 플랫폼 비시게임(BC.GAME)이었기 때문이었다. EPL 규정상 18세 미만 선수는 도박 업체(gambling) 후원사가 표시된 유니폼을 착용할 수 없다. 몽가는 이 때문에 당분간 텅 빈 유니폼을 입고 뛸 전망이다. ② 영국 BBC에 따르면 2024-2025시즌 기준 리그 20구단 중 절반 넘는 11팀이 도박 업체를 유니폼 후원사로 두고 있다. 지난해보다 3팀이 늘었다. 이를 두고 “전 세계 10~20대가 EPL 경기를 즐기는데 도박 광고에 적나라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③ 하지만 EPL이 글로벌화에 성공하면서 다국적기업들이 후원사로 대거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적극..

2025년 대선의 시대정신

① “깃발이 분명해야 한다. 깃발이 분명하면 결국은 이기게 되어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남긴 말이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대변인을 맡았던 윤태영의 『기록』에 나와 있다. 정치의 언어는 국민의 마음을 읽어내고 움직이게 해야 한다. 정치 리더라면 깃발을 들고 있어야 한다. 깃발은 국민과 국가가 가야 할 곳을 가리킨다. 깃발의 다른 이름은 시대정신이다. ② 시대정신이란 과거와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모색하는 가치의 집약이다. 우리 사회에서 대통령을 선출하는 것은 후보자들이 높이 든 깃발, 곧 시대정신이 사회적 토론을 거쳐 국민적 동의를 형성해가는 과정이다.③ 시대정신이 국민 다수의 지지를 얻기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걸어왔고 서있는 자리에 대한 냉철한 인식이 요구된다. 그 인식은 그릇된 ‘소음’을 거르고 의미 ..

아이작 뉴턴은 왜 현실 정치에 뛰어들었나

① 음모론으로 그가 원한 것은 기밀로 둘러싸인 조폐국을 차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상대를 잘못 골랐다. 조폐국 책임자는 아이작 뉴턴이었다. 뉴턴이 조폐국을 맡게 된 사연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② 뉴턴은 ‘왕의 명령에 따를 의무가 있지만, 위법한 명령일 때는 불복종으로 처벌받지 않는다’며 교수들을 이끌었다. 1688년 의회는 국왕을 축출했고, 역사는 이를 명예혁명이라 부른다. 의원이 된 뉴턴은 1689년 권리장전에 이렇게 적었다.“충성 서약은 오직 법에 따른 것이어야 한다. 충성과 복종이 법을 넘어서면 노예임을 선언하는 것이고 왕은 절대적 지배자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서약을 했더라도 우리는 법 앞에서 자유로운 인간이다.”③ 이 무렵 뉴턴은 막 귀국한 존 로크를 만났다. ‘사회계약설’로 ..

달러 약세화라는 미국의 무리수

① 일본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는 여러 국가를 대상으로 한 미국의 새로운 관세를 일본의 ‘국가적 위기’로 규정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발표한 이른바 ‘상호 관세’의 90일 유예 조치는 일본에 약간의 숨통을 틔워주었고, 이 기간에 일본은 미·일 협상을 통해 일본산 제품 전체에 부과된 24%의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② 다가오는 양자 협상에서는 지역 안보에 대한 부담 분담, 미국산 방위 장비의 추가 구매,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등 다양한 사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③ 이와 관련해, 주요 경제국들이 미국과 협력해 달러 가치를 낮추는 이른바 ‘마러라고 합의’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할 수 있는 잠재적 협상안으로 널리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달러 약세를 실현하는 길은 ..

미중 관세전쟁에 더 거세질 '알테쉬 공습'

① 한국 소비자들이 해외 온라인 쇼핑몰에서 직접 사들인 물건이 지난해 8조 원어치에 육박하는데, 이 중 60%가 중국발(發) 직구다. 초저가를 앞세운 ‘알테쉬’(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의 등장 이후 중국 직구액은 해마다 조 단위 숫자를 바꿔가며 최대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국내에선 150달러 이하 소액 수입품은 관세와 부가세가 면제되는데 중국에서 직구하는 제품 대부분이 여기에 포함된다. 과거엔 중국이 저가 제품을 쏟아내더라도 관세 장벽으로 1차 방어를 할 수 있었다면, 알테쉬 직구 시대엔 이마저 사라졌다는 뜻이다. ② 이를 발판으로 테무는 단숨에 미국 내 앱 다운로드 1위에 올랐고, 쉬인은 미국 패스트패션 시장의 절반을 장악했다. 미국 유통시장을 뒤흔들고 아마존, 월마트를 위협하는 중국 이머커스의 존재..

요동정벌군 출정, 죽임이냐 회군이냐

① 고려의 실권자 최영은 일찍부터 명나라를 싫어했다. 명나라가 원나라 때 쌍성총관부가 다스렸던 철령 이북을 통치하겠다고 통지를 하자 최영의 뚜껑이 열려버렸다. 최영은 우왕과 상의해 요동(랴오둥) 정벌에 나서기로 한다. 이에 고려 조야는 발칵 뒤집혔다. 원나라를 북쪽 사막으로 밀어내버린 명나라다. 그런 대국과 전쟁을 벌인다는 것이 비현실적이었던 것이다. ② 이성계는 요동 정벌에 반대하며 그 유명한 ‘사불가론’을 들었다. 작은 나라가 큰 나라를 거슬러서는 안 되고, 여름에 군사를 내는 것이 불가하며, 빈틈을 노려 왜구가 침략할 것이며, 덥고 비가 와 활이 망가지고 전염병이 돌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우왕은 이성계의 말에 흔들렸으나 최영이 다시 우왕의 마음을 다잡았다. 이성계가 다시 진언하자 우왕은 반대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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