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모호함을 견디는 힘

에도가와 코난 2026. 1. 1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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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유미의 유튜브 코미디 ‘중년 남미새’를 두고 논란이 뜨거웠다. 누군가는 통쾌한 풍자라 하고, 누군가는 여성 비하라고 비난한다. 이 콘텐트는 중년 여성을 조롱하는가, 아니면 그들을 그렇게 만든 사회적 병리를 꼬집는 것일까. 재빨리 판결을 내리기 어려운 이유는 이 코미디는 비판적 의견을 제시하기보다, 지독할 정도의 재현만을 선보이기 때문이다.


② 화면 속 50대 여성은 명품 로고가 선명한 액세서리를 착용한 채 남직원에겐 노골적 호의를, 여직원에겐 “눈웃음 살살 치는 스타일”이라며 악담을 한다. 외아들에 대한 맹목적 애정과 “요즘 여자애들이 얼마나 영악한데” 같은 편견 섞인 발언들이 넘쳐난다. 하지만 강유미는 이 인물을 그저 보여줄 뿐, 해석의 전권은 관객에게 넘어간다. 

③ 그동안 강유미는 인간 군상을 정교하게 묘사하며 ‘코미디 인류학자’라는 칭송을 쌓아왔다. 그런 그가 비난의 과녁이 된 것은 이번만 풍자의 칼날이 어긋났기 때문일까. 나는 이 논란을 지켜보며 ‘풍자냐 비하냐’라는 이분법적 질문 자체가 바뀌어야 하지 않냐는 생각이 들었다. 


강유미의 코미디는 일종의 ‘불쾌한 거울’이다.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의 민낯을 징그러울 정도로 정확하게 비춘다. 관객은 웃으면서도 가슴한구석이 섬뜩해지는 불편함을 느끼는데, 이는 ‘불편한 골짜기(Uncanny Valley)’를 닮았다. 인간과 너무나 똑같아서 구별하기 힘든 존재를 마주했을 때 느끼는 본능적 거부감. 강유미의 코미디는 실제 현실과 너무 닮아 있는 그 지점에서 작동하며 우리를 심리적 언캐니 밸리로 밀어 넣는다.

예술은 정답보다 질문을 던지는 법이다. 때로는 폭력과 풍자의 아슬아슬한 경계에서 줄타기하며 현실의 얼룩을 가감 없이 보여주어야 한다. 그 얼룩을 놓고 누구는 천사를, 누구는 악마를 보는 것이 대중문화가 작동하는 방식이다. ‘이것은 비하인가?’라는 닫힌 질문보다 중요한 것은 ‘왜 우리는 똑같은 현실을 마주하며 이토록 다르게 반응하는가?’라는 질문이다. 불편함 속에 이 질문을 던지게 했다는 것 자체가 이 콘텐트가 이뤄낸 성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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