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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7 10

불티나게 팔리는 '모순' 미스터리

① 지난해에도 큰 인기를 끌었던 양귀자 작가의 소설 ‘모순’이 새해 들어서도 전년보다 두 배가량 판매량이 늘어나며 출판계의 ‘모순 미스터리’를 이어가고 있다. 27년 전 출간됐다가 5년여 전부터 역주행을 시작한 소설은 최근 몇 년 동안 별다른 마케팅도 없이 불티나게 팔린다. ② 최근 170쇄까지 찍었다. ③ 결혼을 앞둔 20대 여성이 눈앞에 놓인 모순적 현실과 씨름하는 줄거리로 외환위기 직후인 그해 40만 부가 팔렸다. 이후로도 30대 여성들이 주로 읽는 스테디셀러이긴 했지만 세월이 흐르며 판매량은 줄어들었다.  ④ 출판계에선 모순이 강렬한 문장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며 문학을 소비하는 2030 트렌드와 잘 맞는 소설이란 진단도 나온다. ‘모순’엔 “내 삶의 부피는 너무 얇다” “인간이란 누구나 각자 해석..

윤 대통령의 뒤집기는 성공할까

① ‘서부전선이상없다(All quiet on the Western Front)’. EM 레마르크는 제1차 세계대전 독일군 학도병인 주인공이 전사한 1918년 어느 날 군 보고서 기록을 그대로 제목으로 뽑았다. 독일어 원제도 ‘서부엔 별일이 없었다(Im Westen nichts Neues)’다. 전쟁에서 한 젊은 병사의 죽음은 아무 일도 없던 것으로 무시될 수 있음을 압축한 문장이다. ② “아무 일도 없었다”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헌법재판소 변론에서 밝힌 12·3 비상계엄에 대한 한 줄 인식이다. 또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기소된 형사 피고인으로서 한 줄 변론이자 탄핵심판의 직무 복귀 전략이다. ③ 오히려 “계엄 해제 후 민주당의 탄핵·내란 공세가 정권 찬탈용 내란이자 정치공작”이란 주장으로 이재명 ..

그래도 대통령임을 보여줄 마지막 기회

①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대응엔 결정적 차이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스스로 주저앉았다. 직접 싸우려 하지 않는 장수 옆에 군사가 남아 있을 리 없다. 이를 반면교사로 삼았는지, 원래 성정(性情) 자체가 다르기 때문인지는 모르겠으나 윤 대통령은 싸움의 길을 택했다. “야당은 반국가 세력” “광란의 칼춤”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설 것”이란 작년 12월 12일 대국민 담화는 사실상 ‘내전(內戰) 선포’나 다름없었다. ② 여론조사만 놓고 보면 윤 대통령으로선 계엄 실패 직후의 ‘2 대 8’도 안 되는 불리한 정치 구도를 ‘4 대 6’ 안팎의 구도로까지 바꾼 듯 보인다. 보수 저변의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이나 두려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무능,..

자유무역 위한 상호관세, 트럼프는 미국 보호무역 위해 역이용

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를 대상으로 조만간 ‘상호 관세(reciprocal tariffs)’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미국에 관세를 높게 매겨온 국가를 상대로 차례차례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EU를 비롯해 대만, 베트남, 태국 등이 그 대상으로 지목된다. ② ‘눈에는 눈, 이에는 이’와 같이 무역 상대국과 같은 수준으로 관세를 매기겠다는 것이다. 90여 년 전 대공황 시기 보호무역 강화에 세계 경제가 급격히 위축되자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입됐던 무역·통상 원칙인 상호 관세를 취지와 정반대인 보호무역을 위한 관세율 인상에 활용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경악스럽다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③  “미국은 대공황 시기인 1930년 최고 400%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했다가 각국의 보..

미 정부 감사하는 머스크 키즈

① 실리콘밸리 특파원 시절,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에 대한 평가를 묻고 다녔다. 그때마다 “엔지니어로서 함께 일하기엔 최고인 상사”라는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과할 정도로 많은 일을 시키지만, 한계와 리스크를 따지지 않고 말단 엔지니어와 치열한 토론을 거쳐 효율적으로 일한다는 것이다. 지금 머스크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인물도 없다. 젊은 엔지니어 중엔 머스크 밑에서 일하는 것이 소원이라는 사람이 많다. 이들은 ‘머스크 키즈’로 불린다. ② 트럼프 정부가 미 국무부의 정보 기술(IT) 담당 선임 고문에 19세 청년을 임명했다. 머스크의 뇌 신경 스타트업인 뉴럴링크에서 인턴으로 근무했고, 존경하는 인물로 머스크를 꼽는 ‘머스크 키즈’다. 머스크는 이런 젊은 코딩 천재 20여 명을 행정부 곳곳에 심었다.  ..

트럼프가 스테이블 코인 띄우는 이유는?

① 이날 회견에서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가상 화폐는 비트코인도 이더리움도 아닌 스테이블 코인이었다.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을 ‘미국 달러’ 같은 특정 국가의 화폐 가치에 사실상 고정하도록 한 가상 화폐다. 이날 색스는 기자회견에서 “스테이블 코인이 잠재적으로 수조 달러 규모의 미국 국채 수요를 창출해 장기 금리를 낮출 수 있다”면서 스테이블 코인의 기능과 장점을 소개하는 데 상당 시간을 소비했다.  ② 단순하게 표현하자면 코인 하나 가격이 ‘1달러’처럼 특정 국가 화폐 가치로 유지되는 가상 화폐라고 보면 된다. 미국 달러의 가격을 따라가도록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이 대부분이다.  ③ 가격을 유지하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가 거래되는 스테이블 코인에 맞춰 진짜 ‘돈’을 비축해놓는 것이다. 예..

트럼프와 머스크, 관료집단과 전면전

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연방정부 감원 계획안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11일(현지시간),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은 “우리는 선출되지 않고 위헌적인 ‘제4부’ 관료주의를 갖췄다”며 “이들은 선출된 국민의 대표보다 더 많은 권력을 지닌다”고 주장했다. 미국 테크업계의 정점에 서 있는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관료집단에 본격적으로 칼을 댄 상징적인 장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② 이번 행정명령에는 예산관리국(OMB) 국장에게 연방정부 인력을 효율화하고 감원할 계획을 제출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 명령에 따라 각 정부 기관은 직원 네 명이 그만둘 때마다 한 명만 채용하는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공중안전, 이민집행, 사법집행 관련 기관과 국세..

"펜타닐과 전쟁" 꺼낸 트럼프, 중국엔 유예 없이 바로 관세 때렸다

①  글로벌 주도권을 지키려는 미국과 다음 패권국으로 굴기(崛起)하려는 중국 간 축적돼온 긴장이 트럼프 ‘2기’ 출범과 함께 무역 전쟁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트럼프는 “중국이 마약인 펜타닐 (원료) 통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며 관세 인상 이유를 밝혔고 중국은 “(관세 인상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② 트럼프는 앞서 행정명령에 캐나다·멕시코에 25%(현재는 대부분 무관세)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도 담았다. 하지만 전날 두 나라 정상과 통화한 후 이들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했다며 발효를 한 달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지난 2일 유럽연합(EU)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관세를 더 부과하겠다”고 밝혀 글로벌 무역 전쟁의 폭풍은 더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 ③ 중국 정부는 이 조..

미국 보호무역주의의 뿌리

①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전쟁을 치르던 유럽 국가들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에서 식량을 수입했다. 이로 인해 많은 농업국가가 호황을 누렸다. 하지만 전쟁이 끝나고 유럽 국가들이 농업을 재개하자, 과잉생산 문제로 농업국가의 농민은 어려움을 맞게 됐다. ② 그런데 여러 가지 제품의 생산자들이 하나둘씩 이런 움직임에 올라타 관세 인상을 통해 자기들이 생산하는 제품의 보호를 강화하려고 했다. 그 결과 1930년 7월 시행된 관세법에는 2만 종이 넘는 상품에 높은 관세가 부과됐고, 평균 관세율은 미국 역사상 가장 높은 60% 수준에 달했다. 이것이 그 유명한 스무트-홀리 관세다. ③ 스무트-홀리 관세에 대한 논의는 1929년 말부터 시작된 세계 대공황과 직접적으로 상관이 없는 이유로 시작됐다. 그러나 이 ..

정치에 나선 기업가? 일론 머스크의 데자뷔

①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의 좌충우돌도 힘겨운데, 일론 머스크까지 나서서 여기저기 찔러대니 정신 사나워진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그 리듬은 되풀이되는 걸까. 예상외로 존 F 케네디가 그랬다. 43세 최연소, 최초 아일랜드계, 최초의 가톨릭이었다. 백전노장 리처드 닉슨에게 왕창 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도입된 TV 토론 생중계에서 엎어버렸다. ② 신문과 라디오가 아니라 최신 기술 TV에 최적화된 스마트한 정치 신인, 새로운 기술인 SNS를 현란하게 활용해 모두의 예상을 깨버린 트럼프와 꼭 닮은 사건이었다. 전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보다 30세나 어린 대통령, 뭔가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컸을 것이다. 오래되고 난감한 문제를 깔끔하게 해소해줄 젊고 스마트한 외부인을 물색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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