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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2/16 10

표를 끊어야 하나, 뮤지컬을 끊어야 하나

① 공연 가격이 오르는 ‘티켓플레이션(티켓+인플레이션)’이 이어지며 관객 부담이 커지고 있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공연예술관람료는 1년 전보다 2.9%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1.6%)을 훌쩍 넘어선다. ② 공연예술관람료는 지난 2023년 1~3분기에 전년 같은 분기보다 5.9%씩 올랐다. 코로나19 기간 억눌렸던 관람객들의 ‘보복 소비’ 바람을 타고 공연 시장이 크게 성장하면서 푯값도 치솟았다. 지난해 상반기엔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같은 해 3·4분기 들어 오름폭이 커지는 모양새다. ③ 체감 부담은 숫자 이상이다.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진 최고가 15만원 선이 깨진 대형 뮤지컬의 최고 가격은 계속 치솟고 있다. 현재 상영 중인 뮤지컬 ‘알라딘’의 최고가는 19만원..

붕괴 직전의 공직사회, 속히 정상화하려면

①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소추 사태는 공직사회에 메가톤급 충격을 가했다.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117만 공무원 사회는 사실상 공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권한대행을 맡았던 총리마저 탄핵당하면서 경제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의 대행을 맡은 초유의 상황이다. ② 공무원들은 적극 행정은커녕 기본적인 직무조차 최소한으로 수행한다. 공무원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도 심각하다. 공직사회 구성원들은 국민을 위한 공공서비스 제공 주체가 아니라 특정 정파의 이익을 위한 도구로 전락했다는 자괴감을 호소한다. 탈진 증후군(burnout)에 빠졌다. ③ 서울대 행정대학원 한국정책지식센터가 최근 ‘공직사회의 침몰이 우려된다’는 주제로 긴급 포럼을 개최했다.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 이후 공직사회의 붕괴 현상이 일반..

실버라이닝 혹은 원영적 사고

① ‘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도 한 줄기 빛은 있다(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고 하지 않는가. 지난해 유행했던 ‘원영적 사고’도 같은 맥락이다.   ② 빵집에 줄 서서 기다렸는데 하필이면 내 앞에서 빵이 떨어졌다. 보통은 운수 나쁜 날을 탓할 터인데, 아이돌 장원영은 “갓 구운 새 빵을 받게 됐네. 역시 행운은 나의 편”이라고 했다던가. 이런 초긍정주의는 ‘원영적 사고’로 불리며 인터넷 밈(유행의 아이콘)이 됐다.③ 계엄·탄핵 정국에 트럼프의 관세 전쟁까지 겹치면서 한국 경제에 시름이 깊다. 어제 증시는 급락했다. 나쁜 뉴스에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건 경제 펀더멘털이 좋지 않고 경제 주체의 심리도 쪼그라들었다는 방증이다. ‘원영적 사고’에 기대 솥바닥을 박박 긁는 심정..

마음의 움직임으로 본 계엄 사태

① 대통령이 사람 좋은 의사라는 게 아니라, 그의 무모한 계엄 선포를 투사적 동일시의 결과로 볼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가령 대통령은 아무 생각이 없는데 야당이 ‘계엄 할 거지?’라고 다그친다. 무의식적으로 계엄 감행을 기정사실화한 대통령, 실제로 선포한다.② 물론 현실과는 맞지 않는 얘기다.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의 계엄설 발설이 지난해 8월, 검찰 수사에 따르면 대통령은 그보다 다섯 달이나 빠른 3월부터 계엄을 거론했다니 말이다. 어쨌든 의사 친구는 계엄 사태를 보며 문득 투사적 동일시가 떠올랐다고 했다. 최고 권력자의 역사 역주행을 차라리 병리 현상으로 치부하는 게 정신 건강에 도움 된다는 게 우리의 비극이다. ③ 노트들을 바탕으로 쓴 글이 2019년 책 『감정과 사회』에 실린 ‘언어, 감정, 집..

초고령사회 원년을 맞이하여

① 지난해 말 65세 이상 인구가 1024만명으로 총인구의 20%를 넘어서면서 2025년은 명실공히 초고령사회 원년이 되었다.② 앞으로 25년 동안 65세 이상 인구만 모여 사는 원주시 크기만한 도시가 매년 하나씩 생겨난다는 뜻이다. ③ 3년 전 일본에서 개봉된 ‘플랜 75’라는 영화는 국가가 75세 이상 고령자의 안락사를 지원하는 제도가 국회에서 통과되고 난 후를 그린 영화다. 감독은 ‘사람 목숨의 가치를 사회에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의 기준으로 결정하는 풍조가 이미 사회에 있는 것 같은 위기감에 이 영화를 만들었다고 한다.  ④ 무엇보다 기술혁신을 눈여겨 봐야 한다. 이미 비트코인과 AI(인공지능)라는 돌연변이가 나왔고 양자 기술이 나오고 있다. 2025년 1월에 개최된 CES(Consumer E..

한국 고령층 "생활 쪼들려도 아파트는 못팔아"

① 은퇴자 A 씨(80)는 서울 양천구에 아파트를 한 채를 갖고 있다. 1980년대 아파트를 분양받은 뒤 쭉 보유 중이다. 수십 년에 걸쳐 아파트값이 많이 오른 덕에 자산 규모만 따지면 남부럽지 않은 A 씨지만 생활 수준은 그렇지 못하다. 은퇴한 뒤 A 씨의 수입이라곤 기초연금과 자녀들이 주는 용돈뿐이다. A 씨는 아파도 큰돈이 들어갈 것 같으면 참고 수도권에 사는 자녀를 만나러 갈 때도 몇 번씩 환승해 가며 대중교통을 이용한다. 외식도 몇 달에 겨우 한 번 하는 수준이다. 자녀들은 ‘아파트를 팔아 생활비로 쓰는 건 어떠냐’고 제안하지만 A 씨는 그럴 생각이 전혀 없다. ② 연구팀이 2007∼2021년 국내 가구의 소비와 자산을 분석한 결과, 국내 가구의 소득은 50대에 정점을 찍고 줄어든다. 하지만 국..

윤"대통령실이 국정 중심".. 그럼 대통령실 중심은?

① 서울구치소에서 지내는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첫 일반인 접견을 하며 발신한 메시지는 “대통령실이 국정의 중심”이라는 것이었다. 면회를 온 정진석 비서실장 등 대통령실 참모들에게 “의기소침하지 말라”며 그런 말을 했다고 한다.  ② 윤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안이 통과된 지난해 12월 14일부터 직무 정지 상태다. 자연히 대통령 비서 조직도 기능이 달라진다. 권한이 중단된 대통령 대신에 국정의 새 중심인 대통령 권한대행을 지원하는 조직으로 바뀐다. 대통령실은 국정 최고 책임자를 보좌하는 국가기관이기 때문이다. ③ 국정의 중심이 대통령실이라는 윤 대통령 발언이 단순 격려인지, 어떤 복선이 깔린 건지는 분명치 않다. 다만 윤 대통령이 공수처에 체포되지 않기 위해 경호처를 방패로 동원했듯, 대통령실도 대통령 자..

트럼프 사우디부터 간다

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기에 이어 2기에서도 취임 후 첫 방문국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트럼프는 25일 전용기 편으로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이애미로 이동하던 중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사우디는 중동에서 가장 큰 나라이고 미국과 가장 가까운 나라”라며 “취임 후 첫 방문국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대선 승리 뒤에도 해외 정상 중 처음으로 빈살만과 전화 통화를 가진 바 있다. 트럼프의 이 같은 행보는 민주주의나 인권 등 가치보다도 경제적인 측면에서 국익을 최우선시하겠다는 외교 노선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② 전통적으로 미국 대통령은 첫 방문 국가로 유럽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인 영국이나 캐나다 등 북중미 역내 인접국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

달러 빚에 피 마른다

① 치솟는 원·달러 환율에 수입업체는 물론 수출 제조업체에서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환율이 오르면 수출업체 실적이 불어난다”는 건 옛말이라는 게 수출기업의 공통된 설명이다. 이자 비용과 원자재 도입 비용이 늘면서 실적과 채산성이 적잖게 훼손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기업보다 자금 여건이 열악한 중소기업 사정은 한층 심각하다. ② 하지만 요즘 사정은 다르다. 2021년 한국은행이 발간한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 요인 분석’ 보고서와 2022년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원화 환율의 수출 영향 감소와 시사점’ 보고서는 “환율이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복잡하게 얽힌 공급망 구조 때문이다. ③ 해외에서 조달하는 원재료를 들여와 재가공해 수출하는 방식이 한국 수출기업 사이에서 자리 잡으면서 환율..

해고 달인도 백악관 합류

① “우리는 비대해진 정부 관료조직의 낭비를 줄일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날인 19일(현지 시간) 워싱턴의 대형 실내경기장 캐피털원아레나에서 열린 ‘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에서 ‘딥스테이트(기득권 관료집단) 청산’을 강조하며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에 지명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무대 위로 올렸다.  ② 트럼프 대통령이 ‘퍼스트 버디’로 부상한 머스크의 DOGE에 힘을 실어줄 것임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이란 해석이 나왔다. 또 연방정부를 중심으로 관료 집단에 대한 메스를 들이대겠다는 뜻을 분명히 보인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③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딥스테이트 해체를 위해 연방정부 공무원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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