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도무지 익숙해지지 않는 도널드 트럼프의 좌충우돌도 힘겨운데, 일론 머스크까지 나서서 여기저기 찔러대니 정신 사나워진다. 역사는 반복되지 않지만 그 리듬은 되풀이되는 걸까. 예상외로 존 F 케네디가 그랬다. 43세 최연소, 최초 아일랜드계, 최초의 가톨릭이었다. 백전노장 리처드 닉슨에게 왕창 질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처음 도입된 TV 토론 생중계에서 엎어버렸다.
② 신문과 라디오가 아니라 최신 기술 TV에 최적화된 스마트한 정치 신인, 새로운 기술인 SNS를 현란하게 활용해 모두의 예상을 깨버린 트럼프와 꼭 닮은 사건이었다. 전임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보다 30세나 어린 대통령, 뭔가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컸을 것이다. 오래되고 난감한 문제를 깔끔하게 해소해줄 젊고 스마트한 외부인을 물색하다 호출한 게 최초로 포드 집안이 아닌 사람으로 사장에 오른 45세 로버트 맥나마라 국방장관이다.
③ 당대 가장 주목받던 천재 경영자 출신 국방장관에게 주어진 문제는 ‘군산복합체’였다. 육사 출신에 참모총장, 2차대전 영웅, 별이 다섯 개였던 아이젠하워마저 고별 연설에서 공개적으로 위험을 경고할 정도로 군산복합체는 문제가 심각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케네디의 후임 린든 존슨 대통령도 그를 장관으로 기용했지만 결국 존슨이 재선 포기를 선택하게 된 원인을 만들어낸다. 그는 기업에서 입증된 성공 방식을 고집했다. 그는 당대 이슈인 베트남전에서 ‘투자 대비 성과’를 분석하는 ‘교전비’라는 새로운 개념을 채택했다. 사용한 포탄 대비 적 전사자 추이를 따지는 신박한 방식이었다. 그는 통계로 세상을 해석했고 최신 시스템 이론에 기반해 투입과 프로세스, 산출을 비교한 뒤 전쟁 상황을 한 줄로 깔끔하게 요약했다.
④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가 교전국가 국민의 감정인데 그건 숫자화가 안 되니 통째로 놓쳤다. 최초로 ‘TV로 중계’된 전쟁, 양국 국민의 불만이 늘어나는 만큼 투자 규모가 커졌다. 1968년까지 파병 미군이 53만 명까지 증가했지만 상황은 전혀 개선되지 않았다. 전황은 계속 수렁에 빠져들었고 군산복합체는 훨씬 커졌다. 그는 퀴퀴해 보였던 늙은 장군들의 오래 묵은 두뇌에 축적된 공식이나 숫자로 설명될 수 없는 암묵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⑤ 그걸 흔들어줄 새 얼굴, 스타 기업가 머스크가 등판했다. 그런데 그는 일단 질러놓고 수습해 나가는 스타트업 방식의 달인이다. 재사용 가능한 로켓 도전이 잘 보여준다. 수없이 실패하면서도 될 때까지 계속해서 결국 성공해내는 방식이다. 걱정스러운 건 민심이 결정적인 의료 시스템에 강력한 소신으로 반대해도 될 때까지 밀어붙이는 것이야말로 맥나마라가 실패한 이유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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