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1720년 당시 프랑스에는 존 로라는 인물이 주도한 ‘미시시피 주식회사’의 주식 투기 광풍이 불었고 프랑스 정부의 비호 아래 미국 미시시피강 유역(당시 프랑스령)의 개발권을 독점한 이 회사의 주가가 단기간에 수십 배로 폭등했다. 이때 하룻밤 사이에 주식으로 어마어마한 부자가 된 사람들을 가리켜 “Millionnaire(백만 자산가)”라고 부르기 시작한 것이 유래라고 한다. 비록 이 열풍은 전례 없는 ‘주식 거품(Mississippi Bubble)’으로 끝나버렸지만, 단어만큼은 살아남았고 1826년경 영어권으로 넘어가며 전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② 그렇다면 억만장자(Billionaire)는 어디서 나왔을까?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산업과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 백만장자를 뛰어넘는 엄청난 부자들이 등장한다. 대표적인 인물이 석유왕 존 D 록펠러. 이들의 자산을 표현하기 위해 10억을 뜻하는 ‘Billion’에 접미사를 붙여 ‘Billionaire’라는 말이 새로 만들어졌다 한다.
③ 당시 번역가들은 영어의 ‘Billionaire’를 직역하여 ‘십억장자’로 부르기보다는 어감을 살리기 위해 옛날부터 동양에서 억만금, 억만년처럼 ‘셀 수 없이 가장 큰 수’를 비유할 때 쓰던 관용구인 ‘억만(億萬)’을 가져와 ‘억만장자’로 번역했다. 이로부터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압도적인 부자’라는 느낌을 살리기 위해 ‘억만장자’라는 표현이 정착된 것이라 한다.
④ 조선의 문인·백곡 김득신(1604~1684)의 서재 이름이 억만재(億萬齋)인데 ‘책을 억만 번 되풀이하여 읽는 서재’라는 뜻으로 쓰였다. 김득신은 머리가 영리하지 못해 남들보다 학문 습득이 많이 늦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결코 좌절하지 않고 같은 글을 수천, 수만 번 반복해서 읽는 방식으로 이를 극복했는데, 자신이 34세부터 67세까지 수만 번 이상 읽은 책의 횟수를 기록한 ‘독수기(讀數記)’를 남기기도 했다. 그는 중국 사마천 『사기』의 ‘백이열전’을 무려 1억1만3000번을 읽었다고 했는데, 지금의 셈으로 따지면 11만3000번을 읽은 것이다.
⑤ 중국 당나라의 두보는 ‘만 권의 책을 읽으니 신들린 듯 글이 써진다’고 했고 추사 김정희는 ‘가슴 속에 만 권의 책을 담아야 그것이 흘러넘쳐 그림이 되고 글씨가 된다’고 했으며 중국의 고염무는 ‘만 권의 책을 읽는 것은 만 리를 여행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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