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참 얌전한 의원들, 정풍운동 시늉도 없다

에도가와 코난 2026. 1. 14.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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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시지와 국회 법안의 공통점은 만드는 과정을 보지 않는 게 차라리 낫다는 점이다’라는 말은 독일 정치에서 전해졌다고 한다. 요즘이라면 ‘국회 법안’ 대신에 정당공천 등 다른 표현을 넣을 수 있겠다. 가깝게는 김병기 강선우 이혜훈 사건을, 거슬러 가면 김건희 여사의 국정 사유화의 디테일을 알게 되면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비유다. 모르는 게 나았을 장면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된 뒤 분노하는 이들이 많다.


나라에서 월급 주는 보좌진 9명을 거느린 국회의원은 소왕국의 1인자다. 피감기관장에게 호통치고, 700조 원이 넘는 국민 세금의 용처를 정하는 과정에 1인당 수억∼수백억 원 정도는 예산 처분권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부와 기업이 잘 모시고, 예산 수혜자들은 조아린다. 특권의식이란 마(魔)에 휩싸이고, 의전의 그물에 걸려 허우적거리게 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처럼 “갑의 횡포 근절이 내가 정치하는 이유”라는 글을 책에 쓰면서도 20대 인턴을 쥐잡듯 대하는 이율배반이 그래서 가능한 것이다.

언제부턴가 여의도엔 거래형 정치가 뿌리를 내렸다. 정치인이 꿈과 희망을 말하면 왠지 어색하다. 현금복지 늘리고, 나랏돈을 내 지역구나 특정 직업군에 안겨주는 것이 고정표를 확보하는 새로운 공식이다. 공익 추구보다 공천권자에게 표건 전략이건 ‘쓸모 있는 것’을 제시할 수 있을 때 공천 기회가 커진다고 한다.

정당문화를 바꿀 정풍(整風) 운동이라도 시작됐어야 마땅한데, 용기를 내는 의원 한둘이 안 보인다. 의원들이 너무 잘 알아서일 것이다. 고개 들고 당 핵심부를 향해 옳은 소리, 쓴소리를 외치면 다음 공천 확률은 낮아진다. 진화생물학에서 말하는 ‘자연선택’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금 여야 모두 창업가형 의원은 찾아보기 어렵고 얌전한 월급쟁이형이 수두룩하다.

유권자들의 기대는 멋진 정치개혁을 척척 해내라는 수준이 아니다. 최소한의 상식과 순리에 부합하고, 정치적 사익보다 공익을 한 번쯤 먼저 생각해 달라는 주문만 남았을 뿐이다. 대통령부인 국정 개입이나 돈 공천 같은 후진국형 정치는 이제 안 보도록 해 달라는 거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는 일을 보면 청와대가 7개월 넘게 도입을 머뭇거린 특별감찰관, 그걸 대통령실만이 아니라 국회에 함께 설치해야 할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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