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소시지와 국회 법안의 공통점은 만드는 과정을 보지 않는 게 차라리 낫다는 점이다’라는 말은 독일 정치에서 전해졌다고 한다. 요즘이라면 ‘국회 법안’ 대신에 정당공천 등 다른 표현을 넣을 수 있겠다. 가깝게는 김병기 강선우 이혜훈 사건을, 거슬러 가면 김건희 여사의 국정 사유화의 디테일을 알게 되면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비유다. 모르는 게 나았을 장면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된 뒤 분노하는 이들이 많다.
② 나라에서 월급 주는 보좌진 9명을 거느린 국회의원은 소왕국의 1인자다. 피감기관장에게 호통치고, 700조 원이 넘는 국민 세금의 용처를 정하는 과정에 1인당 수억∼수백억 원 정도는 예산 처분권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 정부와 기업이 잘 모시고, 예산 수혜자들은 조아린다. 특권의식이란 마(魔)에 휩싸이고, 의전의 그물에 걸려 허우적거리게 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인지도 모른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처럼 “갑의 횡포 근절이 내가 정치하는 이유”라는 글을 책에 쓰면서도 20대 인턴을 쥐잡듯 대하는 이율배반이 그래서 가능한 것이다.
③ 언제부턴가 여의도엔 거래형 정치가 뿌리를 내렸다. 정치인이 꿈과 희망을 말하면 왠지 어색하다. 현금복지 늘리고, 나랏돈을 내 지역구나 특정 직업군에 안겨주는 것이 고정표를 확보하는 새로운 공식이다. 공익 추구보다 공천권자에게 표건 전략이건 ‘쓸모 있는 것’을 제시할 수 있을 때 공천 기회가 커진다고 한다.
④ 정당문화를 바꿀 정풍(整風) 운동이라도 시작됐어야 마땅한데, 용기를 내는 의원 한둘이 안 보인다. 의원들이 너무 잘 알아서일 것이다. 고개 들고 당 핵심부를 향해 옳은 소리, 쓴소리를 외치면 다음 공천 확률은 낮아진다. 진화생물학에서 말하는 ‘자연선택’ 과정이 반복되면서 지금 여야 모두 창업가형 의원은 찾아보기 어렵고 얌전한 월급쟁이형이 수두룩하다.
⑤ 유권자들의 기대는 멋진 정치개혁을 척척 해내라는 수준이 아니다. 최소한의 상식과 순리에 부합하고, 정치적 사익보다 공익을 한 번쯤 먼저 생각해 달라는 주문만 남았을 뿐이다. 대통령부인 국정 개입이나 돈 공천 같은 후진국형 정치는 이제 안 보도록 해 달라는 거다. 하지만 최근 벌어지는 일을 보면 청와대가 7개월 넘게 도입을 머뭇거린 특별감찰관, 그걸 대통령실만이 아니라 국회에 함께 설치해야 할 정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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