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조선이란 나라는 수백 년간 어리석은 왕과 부패한 유생들이 지배해 온 나라지만 저 나라 백성들이 제일 골칫거리다. 받은 것도 없으면서 국난이 있을 때마다 이상한 힘을 발휘한다.”
② 영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의 대사가 현실적으로 다가와 인상에 크게 남았다. 이토 역의 배우 릴리 프랭키가 감정을 절제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이 대사는 여러 생각을 하게 한다. ‘한국을 대하기 쉽지 않다’는 뜻으로 던진 말이다.
③ 일본의 경우는 어떨까? 적어도 1868년 메이지 유신으로 근대국가를 만들어 나갈 당시에는 비슷했을 것이다. 나라의 미래를 걱정하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던진 사람들이 많았다. 이토도 한국인들에겐 일본 제국주의의 한반도 침략 역사를 상징하는 존재이지만 일본의 근대화 초기에는 그런 인물 중 하나였을 수 있다.
④ 이토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하급 무사가 된 뒤 하기에서 요시다를 만났다. 원래는 부패한 막부체제를 비판하고 국왕을 중심으로 외국 세력을 일본에서 추방한다는 ‘존왕양이(尊王攘夷)’ 사상에 경도됐다. 하지만 영국과 유럽을 다녀온 뒤 일본과 유럽 간 국력에 큰 차이가 있음을 깨닫고 개국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외교 능력과 능통한 영어 실력을 발휘해 1885년 44세의 젊은 나이로 초대 내각총리대신(총리) 자리에 오르고, 1889년에 발포된 일본제국 헌법의 초안을 만드는 등 근대 일본의 초석을 다졌다.
⑤ 서구의 근대화에 한발 뒤처진 일본은 이를 추종하는 것이 살 길이라 믿고 돌진했다. 아니면 스스로 식민지가 될 수밖에 없다고 본 것이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동양의 평화를 위해 한국을 지키려고 이토를 사살한 안중근, 그리고 일본의 부국강병을 우선으로 한 이토는 각자의 조국에서는 각자의 방식으로 나라를 위했던 인물로 여겨질지 모른다.
영화 ‘하얼빈’은 내게 이토와 안중근을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던져줬다. 전시 ‘안중근 書’ 또한 안중근의 학식과 인생에 대한 깊은 이해와 인식을 심어 줬다. 영화와 전시가 나의 인식에 새로운 시작을 던져준 셈이다. 이처럼 문화는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다. 올해도 좋은 영화와 전시를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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