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법이 보호하는 건 사람 아닌 직책"

에도가와 코난 2025. 1. 20.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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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건의 형사 기소를 안고 대선을 치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를 구한 건 지난해 7월 미 연방대법원 판결이다. 트럼프의 2020년 대선 패배 뒤집기 시도가 대통령 재임 중 이뤄진 광범위한 공적 행위로 볼 수 있다며 면책 특권을 인정해줬다. 그 덕에 트럼프의 다른 재판들이 줄줄이 중단됐다. 

1심 판사는 트럼프를 향해 뼈 있는 말을 남겼다. 대통령 당선자라는 신분이 범죄의 심각성을 줄이거나 정당화하지 않으며, 법적 보호는 직책에 주어지는 것이지 직책을 맡은 사람에게 주어지는 게 아니라고 했다. 법원이 석방시킨 건 미국 대통령이지 피고인 트럼프가 아니란 얘기다. 이 판결로 트럼프는 ‘범죄자 대통령’이란 꼬리표를 단 채 취임하게 됐다.

논란 끝에 보수 우위의 연방대법원은 대통령직의 안정성이 중요하다며 면책 특권을 폭넓게 인정했다. 대통령이 재임 중 행위로 처벌된다면 의사결정이 위축될 수 있고, 정치적 분열이 커진다는 이유에서였다. 트럼프는 이 판결을 내세워 성추문 입막음 사건의 유죄 평결도 무효라고 주장했지만 맨해튼 법원은 대통령의 직무 행위가 아닌 개인 범죄까지 용인하진 않는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어떻게든 처벌을 피해 보려 했던 트럼프지만 사법 절차를 아예 무시하거나 거부하지는 않았다. 그가 법원에 출두하는 날이면 주변이 한바탕 들썩였다. 방탄 리무진을 타고 경호원들의 보호를 받으며 등장해 법정에서 무죄 주장을 폈으나 판사의 질문에는 예의를 갖춰 답변했다. 

구치소로 옮겨졌을 땐 다른 수감자들과 똑같이 키와 몸무게 재고, 머그샷(범인 식별용 사진)을 찍은 뒤 보석금 내고 풀려났다. ‘통제 불능’에 ‘예측 불허’라는 트럼프도 검찰과 법원의 소환 요구에 불응한 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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