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제론토크라시와 연금

에도가와 코난 2024. 7. 14.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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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류 19일째, 선원들은 파커를 죽여 그의 피와 살로 연명했다. 24일 만에 구조돼 재판에 넘겨진 이들은 파커가 바닷물을 마셔 매우 아팠고 부양가족이 없는 고아였으며 그를 희생시키지 않았다면 4명 모두 죽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 중 2명이 무기징역 판결을 받았지만 6개월 만에 석방됐다.

마이클 샌델의 베스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에 등장하는 실화다. 우리 사회의 화두인 연금문제 처리 방식과 많은 점에서 닮았다. 무엇보다 다수의 행복을 위해 소수가 희생해도 된다는 결정을 다수인 어른들이 내려버리는 ‘제론토크라시’ 논리가 엿보인다. 노인 인구가 늘면 1인 1표의 민주주의 사회는 그들의 뜻대로 끌려갈 수밖에 없다.

이 문제를 책임지고 고쳐야 할 어른들은 피해 당사자가 될 청소년들은 배제한 채 의견을 모았고, ‘조금 더 내고 많이 더 받는 안’을 채택해 버렸다. 이후로도 논의는 지지부진하다. 시간을 끌수록 미래세대의 부담은 늘어난다.

개인적으로 흥미 깊었던 점은 그가 기존 연금제도는 존속이 어렵다며 대안으로 연령별 공제회를 제안한 것이다. 지금까지 낸 연금 적립금은 이자를 더해 각자에게 돌려주고, 이 돈으로 동년배끼리 공제회를 만들어 여기서 연금도 받고 상부상조하자는 게 핵심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기금은 줄겠지만 사망자가 늘면서 수급자도 줄어들게 된다.

배경에는 일본의 고령세대가 청년세대보다 지금도, 앞으로도 부자라는 점이 깔려 있다. 이 제안은 고령세대가 청년들이 내는 돈을 건드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하는 ‘신연금 분리안’과 닮은 대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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