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창조주를 꿈꾸다

에도가와 코난 2024. 6. 17.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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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출판된 ‘일론 머스크’(월터 아이작슨·21세기북스) 전기 사진이 그것이다. 760쪽에 담긴 메시지는 아주 단순하다. “나는 정상이 아니다”라는 고백이다. 여기서 반전은 자신의 비정상성이 기업의 핵심 동력이라는 주장이다. 

이 표지는 또 다른 괴팍한 기업가의 이미지를 떠올린다. 바로 2006년 촬영된 애플의 스티브 잡스 사진이다. 이 사진은 그의 사후 출간된 전기의 표지가 된다. 

시기적으로 보면 일론 머스크는 스티브 잡스의 초상 사진을 적극 참고해 자신의 이미지를 연출했다고 볼 수 있다. 메시지는 명확하다. 잡스가 떠났으니 이제 자신이 잡스의 뒤를 잇는 21세기의 혁신적 기업가라는 것. 전기 작가도 잡스와 같다.

뒤러의 자화상은 현대의 경영인에게 영향을 끼칠 만큼 에너지를 발산하지만 사실 이것도 앞 세대에 유행하던 그림을 많이 베끼고 있다. 기본적으로 뒤러의 자화상은 세상의 창조주로서 예수 그리스도가 축복을 내리는 기독교 도상과 아주 유사하다. 

일반적으로 미술사학자들은 하나의 이미지가 완성되면 그 이미지가 다른 이미지를 낳는다고 보고, 이것을 추적하는 것을 ‘도상의 계보학(iconology)’이라고 부른다. 공교롭게도 독일 르네상스 화가가 500년 전에 그린 자화상 한 점이 오늘날 가장 혁신적인 기업인으로 알려진 두 인물의 초상 이미지와 연결된다는 점이 너무나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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