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신진서의 '상하이 대첩'에서 배운 것

에도가와 코난 2024. 5. 7.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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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없었다. 지난달 상하이에서 열린 제25회 농심배 마지막 라운드. 한국 1명, 중국 4명, 일본 1명이 남아 있었고 중국팀은 샴페인을 터뜨릴 준비를 마쳤다. 한국팀에는 중국 셰얼하오의 8연승을 저지한 신진서(24)뿐이었다. 대역전극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리려면 그 1승을 포함해 6연승이 필요했다. 확률 1.56%인 ‘미션 임파서블’.

농심배는 한·중·일에서 5명씩 국가 대표 기사를 뽑아 연승전 방식으로 싸우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그런데 현실에서 무협지가 펼쳐졌다. 신진서가 일본의 이야마 유타에 이어 중국의 자오천위, 커제, 딩하오 등 초일류 기사들을 추풍낙엽처럼 쓰러뜨린 것이다.

바둑을 이기려면 묘수가 필요할까. 진실은 정반대다. ‘묘수를 3번 내면 그 바둑은 진다’는 격언이 있다. 묘수가 필요할 만큼 판세가 절망적이었다는 뜻이다. 격렬한 행마를 즐기는 조치훈은 “내 별명이 ‘폭파 전문가’지만 시끄러운 바둑보다는 전성기의 이창호처럼 조용히 반집만 이기는 바둑을 존경한다”고 했다. 실수가 적은 쪽이 바둑을 이긴다.

신진서가 며칠 전 방송에 출연해 농심배 최종국을 복기했다. ‘부득탐승(不得貪勝)’을 다시 마음에 새겼다고 한다. 승리에 집착하면 바둑을 그르칠 수 있으니 절제한다는 뜻이다. 자신감을 가지되 자만하지 않는 것. 신진서가 드라마틱한 ‘상하이 대첩’을 돌아보며 들려준 승부사의 자세다. 유리한데 왜 무리하나. 바둑만의 이야기는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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