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① 인공지능(AI) 도입으로 개인의 단위 시간당 산출량은 비약적으로 높아졌지만, 정작 조직의 수익성이나 의사 결정 속도 같은 거시적 성과 지표는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는 개별 과업의 처리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 결과물을 검토하고 통합, 조율하는 데 드는 내부 ‘조정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업무의 병목 지점이 ‘작성’ 단계가 아니라 ‘검토’ 단계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AI 시대, 개인의 생산성은 높아졌는데도 조직의 생산성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② 생성형 AI가 일상 업무에 깊숙이 스며든 지 3년이 지났지만, 많은 기업에서 체감되는 변화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보고서 작성과 분석, 기획 속도는 눈에 띄게 빨라졌지만 신제품 출시 주기, 의사 결정 속도, 수익성 등 조직 차원의 성과 지표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개인은 ‘슈퍼맨’처럼 일하는데 조직은 여전히 무겁게 움직이는 이 현상을 전문가들은 ‘AI 생산성 역설’이라 부른다. 이는 조직 구조 자체가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 문제다.
핵심 원인은 ‘조정비용’이다. 개인의 작업 속도가 빨라질수록 결과물을 검토하고 통합하며 합의를 도출하는 조직 차원의 비용은 오히려 늘어난다. 위계적 관료제, 다단계 승인 절차, 부서 간 장벽은 AI가 만들어낸 방대한 산출물을 소화하지 못하고 새로운 병목을 만든다. 그 결과 조직은 이전보다 더 분주해졌지만, 더 효율적으로 움직이지는 못하는 역설적인 상황에 빠지게 된다.
③ 이 같은 병목 현상은 조직의 병목 지점이 검토 단계로 이동했기 때문에 발생한다. 과거에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작성 단계가 가장 시간이 많이 드는 과정이었다면, 이제는 결과물을 검증하고 수정하는 단계가 가장 큰 병목이 된 것이다. 여기에는 AI 산출물에 대한 신뢰 부족이 기저에 깔려 있다. AI가 만든 결과물은 겉보기에는 완성도가 높아 보여도 출처와 정확성,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인식 때문에 조직 내부에서 쉽게 신뢰를 얻지 못한다. 특히 전통적인 조직의 리더들은 투입된 시간과 노력의 양이 결과물의 가치와 비례한다고 믿는 ‘노력 편향’을 갖고 있어,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을 본능적으로 경계하는 경향이 강하다.
④ AI 시대의 생산성 혁신은 인력을 줄이는 구조조정이 아니라 조직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핵심은 필수적인 조정은 유지하되 관행과 중복, 책임 회피로 누적된 ‘낭비적 조정비용’을 줄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 순차적 보고 중심의 업무 방식을 AI 에이전트 기반의 병렬적 구조로 전환하고, 목표 중심의 소규모 팀 구조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⑤ 리더의 역할 역시 달라져야 한다. AI 시대의 리더는 구성원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니라 사람과 AI를 결합해 성과가 나도록 구조를 설계하는 ‘시스템 설계자’다. 결과를 미시적으로 통제하기보다, 어떤 일을 AI에 맡기고 어디에 인간의 판단을 남길지를 결정하는 구조적 사고가 중요해진다. 결국 AI 경쟁력의 차이는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AI가 만들어낸 성과가 조직의 가치로 전환되는 통로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설계하느냐에서 갈린다.
AI는 생산력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도구다. 앞으로 조직의 경쟁력은 그 생산이 병목에 막히지 않도록 구조를 재조정하는 데서 강화될 수 있을 것이다.

'코난의 5줄 기사 요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고소득 전문직부터 대체하는 AI (0) | 2026.02.20 |
|---|---|
| "AI 비서 플랫폼, 보안 벽 없는 해커 놀이터" (0) | 2026.02.20 |
| 윤석열 사형 구형 (0) | 2026.02.19 |
| 두 시간이지만, 사상 초유의 내란이었다 (0) | 2026.02.19 |
| 한덕수의 관운, 김민석의 간언 (0) | 2026.02.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