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보는 것은 인식과 통한다. 영어에서 ‘I see’란 말은 ‘내가 본다’는 말과 더불어 ‘알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래서 미술은 철학과 가깝다. ‘본다는 것’을 철학과 연결시켜 최초로 다룬 텍스트로는 플라톤의 ‘동굴의 우화’를 들 수 있다. 이는 그의 저서 『국가(The Republic)』 제7권에 등장하는 철학적 알레고리로서, 소크라테스의 영향을 받은 플라톤의 시각과 인식, 그리고 계몽에 대한 통찰을 제시한다.
② 죄수는 다시 동굴로 돌아와서 다른 죄수들에게 이 놀라운 동굴 밖 리얼리티를 전하려 한다. 하지만 그의 말을 믿지 못하는 동굴 속 대중은 그를 조롱하고 공격하며 심지어 죽이려고까지 한다.
이 우화에서 죄인들이 마주하는 동굴벽은 감각적 현상계를, 햇빛 쏟아지는 바깥세계는 근본적 진리의 영역을 상징한다. 그림자는 현상이고 태양은 이데아다.
③ 동굴 밖으로 나와 눈부신 태양을 마주한 죄수는, ‘국가’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공동체의 지도자를 표상한다. 더불어 이 지도자는 현상 너머의 본질까지 꿰뚫어 인식하는 철학자로서, 이른바 ‘철인(哲人)왕’인 것이다. 이처럼 플라톤은 동굴의 우화를 통해 감각적 세계(현상계)를 부정하고 이성적 사유를 통해 참다운 이데아(진리)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④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지적 분별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요즈음이다. 자유민주주의란 동굴 속의 사람들이 그러한 분별력을 갖췄다고 보는 것이고, 전체주의란 여전히 대중을 무지몽매하다고 보는 것이다. 비록 주어진 것이 동굴 벽에 비친 그림자가 전부라 하더라도, 리얼리티를 간파한 지도자의 진언을 믿고 외양에 은폐된 존재를 꿰뚫어 볼 수 있어야 성숙한 시민이라 할 수 있다.
⑤ 그러므로 눈앞에 펼쳐지는 그림자의 외양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세상은 점점 악해지고 거짓은 갈수록 기승을 부린다. 그래서 피상적 외양 아래 은폐된 참된 존재를 빛으로 드러내는 세계관람자의 눈이 더욱 요구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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