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난의 5줄 기사 요약

무정부 상태를 원하나

에도가와 코난 2025. 3. 18.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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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우리 정치는 동네 축구만도 못한 수준으로 전락했다. 정치의 기능이 마비된 것이다. 여든 야든 법조인 출신이 많아진 탓인지 정치로 해결할 문제를 ‘법대로’ 하자며 외부 심판을 찾기 일쑤다.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언제 어떻게 날지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자 이런 ‘무(無)정치’ 상황은 더욱 첨예화하고 국민의 ‘불안 지수’도 상승하고 있다. 누구는 “대통령이 다시 용산에 복귀하면 나라는 어떻게 되는 것이냐”며 불안해하고, 누구는 “헌재마저 불복 세력에 침탈되면 어쩌나”라고 불안해한다. 

12·3 계엄 선포 후 100일이 훌쩍 넘는 동안 우리의 민주적 복원 능력에 심각한 의문이 들기도 한다. 대통령 체포를 둘러싼 물리적 대치와 법원 난동 등 전례 없는 사건이 이어진 것도 불안불안한데 “탄핵심판 결과가 내 생각과 다르면 수용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42%에 달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왔다.

영국 정치철학자 토머스 홉스가 ‘리바이어던’에서 제시한 통찰이 떠오르는 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헌재의 모든 결정이 곧 진리(眞理)는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재의 결정이 권위를 갖는 이유는, 그것이 국체(國體) 유지를 위한 헌법적 사회계약의 일환이기 때문이다. 민주 국가에서 선거 결과를 부정하면 대의제가 유지될 수 없듯이, 헌재 결정을 부정하면 헌정 체제를 유지할 수 없다. 그것은 홉스가 말한 ‘만인 대 만인의 투쟁’의 무정부 상태로 가자는 말밖엔 되지 않는다.

국가적 위기가 클수록 우리 국민은 사태 해결의 궁극적 심판자로서 집단지성을 발휘해 왔다. 위태로운 헌정을 바로 세울 세력이 어느 쪽인지 다수의 국민은 조용히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광기의 시간’이 지나면 윤 대통령도, 이 대표도 각각의 이유로 ‘정치의 심판대’에 오를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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