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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11

경쾌한 저항, 새로운 상상력

① 한 해를 정리하며 ‘올해의 한순간’으로 꼽고 싶은 12월 둘째 주 그 밤을 다시 떠올린다. 노벨상 시상식과 광장의 분노를 밤새 번갈아 보던 그날은 최고의 시간이자 최악의 시간이었다. 희망과 자부심의 순간이었고, 절망과 한숨의 시간이었다.② 계엄과 국가 폭력을 기록한 소설로 한강 작가가 세계의 존경을 받던 그때, 또 다른 계엄이 현실의 배경으로 등장하며 과거와 현재, 문학과 현실이 기묘하게 교차되던 순간. “오징어게임 시즌 2의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계엄이라는 현실판 디스토피아가 끼어들었다”는 해외 언론의 묘사를 씁쓸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그 순간.③ “K팝의 나라”라는 수식어가 만들어지는 동안 쌓아왔던 자부심이 와르르 무너지는 듯한 절망도 잠시, K팝과 팬덤은 희망과 회복의 근거를 제공하며 ..

AI가 대체 못 할 문학 작품 번역

① 노벨 문학상 수상자 한강의 대표작인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등을 영문 번역한 데버라 스미스는 “번역은 아슬아슬한 줄타기”라고 했다. 작품 배경이 된 한국의 문화적 특수성을 전달하면서도 영어권 독자들에게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열어 둬야 해 쉽지 않았다는 취지다. ② 한국 작가의 노벨 문학상 수상에는 해외에 우리 문학을 전해 온 번역가들의 공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 문학의 번역 역사를 돌이켜 보면 초기엔 한국인 번역자들 위주로 진행되다가 외국인-한국인 공동 번역을 거쳐, 현재는 한국어와 외국어에 능통하고 양국 문화에 이해가 깊은 원어민 번역자가 많아지면서 수준이 크게 높아졌다. ③ 챗GPT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달로 번역 업계가 위협받고 있지만 문학 작품 번역만큼은 대체되지 않을 것이란..

한강의 기적에 분노하는 사람들

① 민음사의 유튜브 방송은 구독자가 25만 명에 이르는 유명 채널이다. 출판사 채널답게 지난 10일 저녁엔 해외문학팀 담당자가 3명 출연해 노벨문학상 발표를 기다리며 생방송을 했다. 그들이 소개한 유력 후보는 모두 외국 작가들이었다.  ② 한 출연자는 “노벨문학상을 소개하며 ‘해외 현대문학’이란 말을 반복해 썼는데 우리 문학이 될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③ 예상하지 못한 낭보에 잠깐의 얼떨떨함과 긴 환호를 보낸 것은 온 국민이 비슷했다. 딱 이틀 만에 온·오프라인 서점 3곳에서 30만 권이 팔릴 정도로 ‘한강 신드롬’이 일었다. 서점 앞에 긴 줄이 서고, 매대는 채워지기 무섭게 비워졌다. 신문과 방송도 ‘한강’으로 도배했다.④ 영혜는 고기에 끌리지 않았을 뿐인데, 사람들은 이유를 이해하려 하기보다 비정상..

가장 책을 많이 읽는 세대는?

① 얼마 전 한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탄생했다. 수상한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소설가 한강의 작품이 100만 부 판매를 돌파했다고 한다. 인쇄소 근무자들은 무려 문학 도서 품절 대란에 밤새워 일하면서도 10여 년 만에 가장 행복한 시간이라며 만면에 웃는 얼굴로 언론 인터뷰에 응했다. ② 노벨문학상 수상작들이 읽기 편하고 해석하기 쉬운 글은 아니다. 한강의 소설들도 그런 편이었다. 책 좀 읽었다는 사람들이 독서 경험은 전무하고 유튜브 쇼츠(짧은 동영상)에나 중독된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이 문학을 이해할 수 있을지 걱정하는 모습이 종종 눈에 띄었다. ③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 국민독서실태보고서’를 보면 20대 독서율은 74.5%, 30대 68.0%, 40대 47.9%로 나타났다. 60대..

한국 문화 르네상스 300년 주기설?

① 행궁(行宮)이란 왕이 지방에서 임시 거처하는 궁으로, 화성행궁은 정조의 비전과 어머니 혜경궁 홍씨를 향한 효심으로 유명한 곳이다. 수원 화성이 있는 팔달구 남창동의 거리명 주소는 정조로와 행궁로 등. 아무리 권세가라도 30년이면 잊히는 세태에 정조라는 이름은 18세기 문예부흥기의 유산과 함께 300년을 가고 있다. ② 그보다 300년 앞선 15세기 역시 괄목할 만한 문화 중흥의 세기였다. 그때 세종대왕은 ‘백성을 가르치는 바른 글’이라는 훈민정음을 창제해 국민의 입과 귀를 열어주었고, 농사짓는 백성을 위해 측우기와 천체 관측 기구를 제작했다. 서양보다 앞서 음악을 기록한 정간보를 창안했고, 관현악 곡을 작곡해 문화를 고양했다. ③ 그때부터 300년이 흐른 21세기 현재, 왜소하고 추한 정치에서 조금만..

우리는 소설을 읽을 준비가 되었는가

①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으면 몸이 아프다. ‘채식주의자’를 수년 전 처음 읽었을 때도 그랬고 노벨 문학상을 받게 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난 지금 다시 읽어 보아도 그러하다. 일상이라는 견고한 성채를 쌓고 살아가면서 나날이 늘어가는 뱃살과 함께 너절한 세상을 비웃는 신공으로 무장한 심지어 나 같은 중년 남자에게도 그러하다. 이것은 매우 놀라운 일이다. ② 그것은 오히려, 작품을 통해 형상화된 우리의 공동체가 지니고 있는 집단적 기억과 슬픔이 인류의 보편성으로 이해될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축하할 일이라기보다는 경건해야 할 일이고, 지금까지 작가가 이룬 성취만큼이나 앞으로 우리에게 많은 숙제가 남은 셈이다. ③ 노벨 문학상 수상 결정 이후 쏟아진 이야기들은 사실 일방적인 ‘추앙’의 기사들이었다...

초일류 문화강국된 한국

① 그때도 한강이었다. 2016년 한강 소설가가 장편소설 로 세계 3대 문학상인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후 변방에 머물렀던 한국 문학을 향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②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영화와 드라마, 클래식, 대중음악, 미술, 음식 등 K콘텐츠가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③  AP통신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은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을 반영한다”며 앞서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을 받았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성공을 거뒀으며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K팝 그룹도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고 짚었다. ④ 한국 문화가 다방면에서 골고루 인기를 끌며 K콘텐츠가 르네상스를 맞을..

노벨문학상 220 대 1 경쟁서 시작!

① 소설가 한강(54)은 자신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을 10일 오후 7시 50분쯤에 들었다. 스웨덴 한림원 관계자가 공식 발표 10분 전에야 전화로 직접 수상 소식을 알려준 것. 수상 직전에 당사자에게 통보한 뒤 바로 공식 발표가 뜨다 보니 아버지 소설가 한승원조차 딸에게 직접 수상 소식을 전해 듣지 못했다.  ② 1년여의 심사 과정을 거치는 것. ‘노벨 문학 분과위원회’가 수상 후보를 추천해 달라는 서한을 전 세계 전문가 수백 명에게 발송하는 것으로 첫발을 딛는다. ③ 노벨 문학 분과위원회는 다시 후보를 압축해 5월 최종 후보 5인을 정한다. ④ 이렇게 후보군이 5인으로 좁혀지면 ‘현미경 심사’가 이어진다. 한림원 심사위원은 총 18명으로 이뤄져 있다. 이들이 후보자 5명의 작품을 직접 읽고 토론해 ..

타고르, 야스나리 등 이어 아시아 5번째 수상

① 소설가 한강(54)은 아시아에서는 역대 5번째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됐다. 아시아에선 여성 작가로선 최초 수상이다. 앞선 수상자들이 역사에 이름을 남긴 대작가들인 만큼 한강이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마다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보다 한강이 먼저 수상한 것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② 10일 스웨덴 한림원에 따르면 아시아 출신으로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는 영국 식민지 통치 시기 인도의 시성(詩聖)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913년)다. 시집 ‘기탄잘리(신께 바치는 노래)’가 깊으면서도 섬세한 글이라는 평을 받았다.  ③ 일본의 최초 수상자는 1968년 가와바타 야스나리로 대표작 ‘설국’을 썼다. 이어 1994년 일본의 ‘행동하는 양심’으로 평가받는 오에..

한강이 만든 텍스트힙!

① ‘한국인 최초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출판계는 역대급 호황을 맞았다. 대표작 『채식주의자』와 『소년이 온다』를 비롯한 한강 작가의 책들은 지난 10일 수상 이후 14일 오후 2시까지 교보문고에서 31만부, 예스24에서 33만부, 알라딘에서 20만부가 나가 총 84만부가량 판매됐다. ② 한강 작가와 관계가 있거나 언급한 다른 책들까지 무섭게 팔려나가는 추세다. 교보문고에서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작품 판매량은 노벨상 발표 후 3일간 110배 상승했다. ③ 한강의 노벨상 수상으로 출판계가 맞이한 이른바 ‘한강 르네상스’가 과연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 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노벨상 발표 직전까지도 출판계는 ‘역대 최악의 불황’이라는 말이 인사말처럼 오가는 상황이었다. ④ 문화체육관광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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